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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MB씨 4대강 비리수첩 제작단’이라는 이름의 한 시민단체가 최근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인명사전’을 발간했다.
이들은 인명사전을 발간하기 위해 지난 2007년 8월 1일부터 2011년 9월 5일까지 만 49개월 동안, 한국언론재단의 카인즈와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철저하게 뒤졌다.
조사 방법은 이들 사이트에서 ‘운하’와 ‘4대강’을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했다.
‘운하’ 검색 기간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는 시점인 2007년 8월 1일부터 4대강 사업이 본격 선언되기 전인 2008년 11월 30일까지였고, ‘4대강’ 키워드는 2008년 12월 1일부터 2011년 9월 5일까지다.
기사는 정치인들의 언론 기고와 발언을 중심으로 선별하였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운하’ 및 ‘4대강’ 관련 기사 는 무려 16만 7000여 건(네이버 기준)에 달했고, 운하 및 4대강 사업을 찬동한 정치인은 자그마치 194명이나 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단은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A급 60명, B급 22명을 선정하고, 이번에 인명사전을 발간한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 가운데 한나라당 친이계가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친박계와 민주당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4대강 사업은 성공적인 사업인가?
일단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성공리에 마무리 됐다면서 ‘4대강 사업 그랜드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또 10월 초에는 4대강 사업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4대강 사업 성공 = MB정권 성공’이라며 홍보에 올인 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사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4대강 사업 공사 과정에서 무려 22명의 아까운 목숨이 꺼져갔다.
보호종인 명종위기종들이 서식지를 잃고 집단폐사 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지천침식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특히 4대강 사업이 22조원으로 끝날 것이라 보는 국민은 많지 않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들어갈지 모른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부실을 감추기 위해 또 다시 4대강 사업 2단계라 불리는 20 조원 규모의 지류지천 사업을 언급하고 있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청계천 유지관리 비용은 연간 18억 뿐이라 장담했지만, 지난 5년 간 370억의 혈세가 투입됐다. 청계천은 단 5.8Km에 불과하지만 4대강 사업은 청계천의 100배가 넘는 634Km에 달한다.
따라서 여기에 들어가는 연간 유지 관리비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1조원의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을 찬동한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이 족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이번에 발간된 인명사전은 그동안 정부의 주장에 부화뇌동해 찬동 발언을 일삼았던 정치인들에게 ‘살생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에 무거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명사전 제작단은 “4대강 찬동인사 인명사전은 시민판 정책실명제”라며 “비상식의 기념비적 상징물이 될 4대강 사업과 이 사업을 찬동했던 인사에 대해 역사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은 부끄러운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작단은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정치인들이 가깝게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에 나올 경우 전 국민적인 4대강 심판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이 그토록 반대했던 사업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찬성하고 지지발언을 했던 정치인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이번 인명사전 발간을 계기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잘못된 발언이 국가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고, 그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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