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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안철수 신드롬’과 ‘박근혜 대세론’이 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박근혜 대세론’이 ‘안철수 신드롬’보다는 훨씬 더 위력적이라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길리서치가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주말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 결과를 보면,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대(對) 안철수`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37.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34.2%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9월 한길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양자대결 시 박 전 대표 39.6%, 안 원장 35.6%였지만, 서울지역 응답자(211명)로 한정할 경우에는 안 원장 지지율이 49.0%로 32.5%에 그친 박 전 대표를 크게 앞섰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안철수 신드롬에 상당한 거품이 있는 반면, 박근혜 대세론은 그 밑바탕이 탄탄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는 안철수 교수의 지지를 받은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경원 후보에 대해 선거지원에 나선 이후,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가하면, 심지어 어느 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역전 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 중 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70.4%로 나타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자 중 박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 66.4%를 훨씬 앞섰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도 친이계 대선주자 지지층 중 나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59.9%에 불과했지만, 박근혜 지지층 중 나 후보 지지율은 무려 76.6%에 달했다.
친이계인 나 후보가 오히려 친박계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나경원 후보 지지`로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지지층 중 나 후보 지지율은 89.2%에 달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지층 중 박 후보 지지율은 73.4%로 매우 낮았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유권자 중 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5.8%로 나타나 열흘 전 기록했던 47.4%보다 8%포인트 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가 지난 14∼15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40.8%, 나 후보의 지지율은 39.8%로 두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인 1%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앞서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 중앙일보·갤럽 조사 당시에는 박 후보가 45.8%, 나 후보가 37.0%로 박 후보가 무려 8.8%포인트나 크게 앞섰었다.
이 역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선거지원에 따른 지지층 결집효과 때문이다.
실제 당시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68%만 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박 전 대표의 지원 이후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나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한 경우가 무려 80.4%에 달했다.
반면 야당 지지층 중에서 박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한 경우는 한 달 전 80.5%에서 82.0%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번 조사는 갤럽이 지난 14∼15일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1185명을 대상으로 집전화(624명) 및 휴대전화(561명)를 통해 이뤄졌으며, 최대 허용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 응답률은 24.3%였다.
물론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 후보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속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들의 수가 상당하고, 여당 프리미엄 등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박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트렌드가 의미하는 것은 ‘안철 신드롬’보다는 ‘박근혜 대세론’이 더 위협적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안철수 교수 등 ‘제 3세력’의 정치실험을 ‘실패’로 규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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