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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많은 독자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정말,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느냐?”
“출마한다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이냐?”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안 교수의 출마 가능성은 1%이고, 야권 단일후보 가능성은 0%다.”
물론 조금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 역시 안 교수의 대선 출마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는 않는다.
실제 언론인 출신인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최근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가 정치권에 들어가서 성공적으로 역량 발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의 안철수는 일종의 신화다. 현실 정치에 들어오면 안철수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야권이 통합이 돼서 추대 형식으로 안철수를 모실 때까지 구름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 너무 정책 방향 제시가 없다. 안철수가 구름 위에 있다고 했는데, 풍선 같은 것 아닌가. 풍선은 바늘 한 번만 찔러도 푹 꺼지는 것이다. 만약 인격적인 결함 같은 게 나오면 꺼질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은 조직 사회인데 조직에 속한 것도 아닌 안철수는 지도자로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남 전 장관은 또 “안철수 없이도 모든 세력이 통합된다면 대단한 힘이다. 꼭 안철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안철수가 없어도 통합이 되면 한번 해 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정치 평론가 고성국 박사도 최근 “안 교수는 정치권에서보다 밖에 있을 때 강점이 있다. 따라서 야권 통합 과정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들 역시 안 교수를 지지하지만 대선에는 안 나왔으면 하는 욕구가 있다”며 “아직 젊은 데다 검증을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차차기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그는 “야권 통합의 대표로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가장 유력하다”며 "김두관 지사가 내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권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보수진영의 전략 통으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같은 경우는 "안 교수의 출마 가능성은 90%고 나머지 10%는 내 짐작으로 가족과 친지 등 주변 설득"이라며, 안교수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제 3정당’의 탄생을 염원하는 윤 전 장관 자신의 기대치가 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윤 전 장과 역시 그의 출마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사실 ‘안철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고건’이다.
안교수와 고 전 총리는 지지율과 인기 원인, 개인성향 등에 있어서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고건 전 총리는 한때 지지율이 40%를 웃돌며 인기 절정에 도달했다.
하지만 고 전 총리는 출마조차 못한 채 중도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당시 그의 인기는 참여정부의 무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벼운 입으로 인해 집권 세력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반감, 그렇다고 해서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지도 않은 민심이 반영된 결과였다.
즉 고 전 총리가 제시한 정책이나 비전 등을 보고 그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반(反)노무현 비(非) 한나라’ 정서에 따른 ‘반사이득’을 챙겼을 뿐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고 전 총리 스스로 만들어낸 지지율이 아니라 언제든지 떠나버릴 수 있는 일시적 지지율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이 ‘반MB 비민주’ 정서에서 비롯된 것과 너무나 닮았다.
특히 고 전 총리는 당시 ‘대안 부재론’에 기대어 범여권에서 자신을 대선 후보로 추대해 주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하지만 정치권이 어디 그리 녹록한 곳이던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겠다는 의지 없이는 결코 한 정당의 대선 주자가 될 수 없다.
결국 그는 중도에 출마포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안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에게 정말 ‘진흙탕 싸움’을 불사할 권력의지가 있을까?
어쩌면 그는 고 전 총리보다 그런 의지가 더 약할지도 모른다.
남재희 전 장관의 지적처럼 추대 형식으로 그를 모실 때까지 구름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고건 신드롬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던 것처럼, 안철수 신드롬 역시 ‘한여름 밤의 꿈’으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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