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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라고 외치던 18세 소녀가 훌쩍 커버렸다. 지난 해 12월 발표한 세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좋은 날'로 1년 내내 온 세상을 좋은 날로 물들인 아이유다.
아이유가 한층 성장한 음악적 감성을 담은 신곡을 들고 나왔다. 29일 내놓은 2집 '라스트 판타지'다.
가창력을 뽐낸 팝발라드 '미아', 10대의 싱그러움을 표현한 '부(Boo)', 사랑의 감정을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에 비유한 '마쉬멜로우', 그리고 지난 해 자신의 발랄한 매력을 담은 '좋은 날'과는 다른 양념으로 맛을 낸 13곡을 한 장의 음반에 꽉 채웠다.
특히 윤상, 이적, 김형석, 김광진, 정재형, 정석원, 김현철, 윤종신, 이민수, Ra.D, G.고릴라 등 유명 가수와 작곡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아이유는 "전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고 자랑한다.
장르의 폭도 넓힌 앨범이다. 특별히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발라드는 당연하고, 몽환적이거나(길 잃은 강아지), 재즈풍(라망) 등 다채롭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됐으나 다소 무겁다는 느낌도 든다. "1년 만의 신곡이고 2년 만의 정규 음반이라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덤덤하다. 그러면서도 윤상과 이적이 만든 '잠자는 숲 속의 왕자'와 '삼촌'이란 곡은 밝은 노래라며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삼촌'은 아이유를 향한 삼촌들의 응원송이다. 다른 가수에게 곡을 선물하지 않기로 유명한 이적(37)이 작곡은 물론 랩에까지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노래 중간에 아이유가 "삼촌 술 담배 끊어"라고 하자 이적이 "조그만 게 잔소리는"이란 대화도 나온다.
이적을 어떻게 꼬드겼을까. 아이유는 "애교로…"라고 즉답한다. 이적의 랩은 즉흥적이다. "녹음하면서 이적 선배의 랩이 들어가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하자 즉석에서 랩까지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타이틀곡은 '좋은 날'을 탄생시킨 작곡가 이민수와 작사가 김이나가 다시 뭉쳐 내놓은 '너랑 나'다. 아이유의 다양한 보컬 표현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마이너와 메이저 코드를 넘나드는 곡으로 하프와 호른 등의 악기를 사용했다"며 "10대 소녀가 시간 여행을 떠나 미래를 만나고 온다는 약간의 판타지 느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열두 번째 트랙인 '4AM'은 아이유가 좋아하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코린 베일리 래가 작곡했다. 노랫말은 아이유가 붙였다.
아이유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첫발을 내디딘 '길 잃은 강아지'도 주목할 만하다. MBC TV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OST '내 손을 잡아'를 만들긴 했지만 음반에 자작곡을 넣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길 잃은 강아지'는 밝은 모습과는 상반된 감성을 담은 곡으로 꿈을 꾸는 듯한 노래다. "첫 곡은 약간 처지지만 나중에는 달콤하고 예쁜 곡을 만들어 들려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이유는 지난 1년 동안 음악프로그램 MC와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아쉬운 점은 "음반 준비하면서 감기에 걸린 것"이다. "애초 발매 날짜는 9월이었는데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10월 말에는 감기에 걸려 1주일 정도 녹음을 중단했다. 한창 의욕이 넘쳤을 때인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난 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좋은 날'로 베스트송상을 거머쥘 당시 무대에서 넘어지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창피한 것보다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며 웃는다. "넘어지자마자 '나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예쁘고 우아하게 상을 받고 싶었는데, 원래 좀 덤벙대는 성격이라…. '역시 나는 이런가 보다' 뭐 그런 생각? 빨리 일어나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앉아서 웃기만 했다"며 깔깔거린다.
자신의 매력으로는 '친근함'을 꼽았다. "매력 없는 게 매력? 음…,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그냥 편해서 좋아해준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대학은 아직 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것은 라디오 DJ다. 그러나 지금은 하라고 해도 사양한다. "시간이 좀 지나서, 아는 게 많아지면 그때 청취자들과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어설프게 해서 후회하기는 싫다"는 것이다. 덤벙대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완벽하고 싶어하는 아이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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