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한 대 주차 위해 10억 예산 펑펑”

    지방의회 / 전용혁 기자 / 2011-12-04 11:23:00
    • 카카오톡 보내기
    서울시의회 행자위, 공유재산심의에서 제동

    [시민일보] “버스 94대 주차 공간 마련하기 위해 963억 원을 사용해야 한다면, 버스 한 대 주차하기 위한 공간으로 10억 원을 쓰겠다는 것”이라며 “어느 시민이 이런 것을 이해하겠는가?”

    서울시의회 정승우 의원(민주당, 구로1)은 4일 서초구 염곡동 버스차고지 매입계획에 대해 이같이 질책했다.

    이어 정 의원은 “서울시의 버스차고지 매입 방침이라는 종전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초구 염곡동(300-2)에 소재한 버스차고지(9,371㎡)를 약 963억에 매입하여 서초공영버스차고지로 활용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서울특별시 의회에 신청하였으나, 행정자치위원회 공유재산심의회에서 부결되었다.

    서울시의 시내버스 차고지 매입사업은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하던 지난 2004년 버스체계 개편과 관련하여 시내버스 업체와의 협약에 따라 매도희망 차고지를 매입하여 마을버스 차고지나 공영주차장 등 교통시설 또는 공공목적(공원을 비롯한 복지․체육시설 등)으로 전환하여 활용함으로써 버스업체 경영개선 및 차고지 도시계획시설 해제 불가원칙을 따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버스 한 대를 주차하기 위하여 10억 원의 예산으로 버스차고지 9,371㎡(1대당 주차면적 100㎡)를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예산집행이 아니라는 것.

    정 의원은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의해 버스 차고지로 지정되어 있는 서초구 염곡동 차고지를 이미 매입하여 차고지로 사용하고 있는데 모 버스회사 소유의 토지 9,371㎡를 또 다시 963억 원을 투자해서, 다른 용도가 아닌 버스차고지로 계속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어느 서울시민이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차고지매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에서 모 버스회사 소유의 염곡동 버스차고지를 서울시에서 매입하여 다시 서울교통에 임대하는 것은 2004년도 서울시와 버스운송사업 조합과 협약한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시 협약서 내용에는 버스회사가 부채해결을 위해서 5년 내에 서울시가 차고지를 매입한다는 내용이지만 버스회사의 부실경영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재무제표나 회계감사자료를 자세히 분석해야 하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 차고지 매입요청이 있다고 하여 약 1,000억원에 이르는 서울시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특히 정 의원은 “현재 염곡동 버스차고지는 차고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인근지역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회사 간에 차고지를 이용하도록 노력도 하지 않고 버스회사 차고지를 매입하여 교통민원을 해결하려는 담당 공무원들의 안이한 판단에 문제가 있다”며 “서울시 내에 일부 주택가 차고지는 아파트와 근접거리에 있는 만큼, 소음과 공해로 인해 민원이 심각하게 야기되고 있어 주택가에 위치한 버스차고지부터 대책을 세워 외곽으로 이전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버스차고지 매입계획 부결에 따라 전임 시장 때 부터 추진되어 오던 ‘버스업체 경영개선 및 차고지 도시계획시설(자동차정류장) 해제 불가원칙’이라는 큰 틀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동안 일부에서는 서울 외곽지역에 대규모 공영차고지를 잇따라 조성함에 따라 차고지 부족 현상이 순차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버스차고지 매입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에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