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편집국장 고하승
종편4사의 시청률이 한마디로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 1일 개국한 'TV조선', 'jTBC', '채널 A', 'MBN' 등 종편 4개 채널의 1~2일 평균 시청률은 전국기준으로 0.440%를 기록했다. 이는 지상파와 기존 케이블TV의 시청률에 비교해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또 지난 4일 JTBC, TV조선, 채널A, MBN의 평균시청률은 0.3%~0.6%에 그쳤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JTBC가 0.613%니 다른 방송은 아예 ‘시청률’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수준이다.
실제 TV조선은 0.453%, 채널A 0.347%, MBN 0.326%로 집계됐다.
종편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JTBC '부활 TBC탄생 JTBC TBC 추억여행1'(재방송)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고작 1.345%에 불과했다.
또 JTBC 개국특집극 주말특별기획 '인수대비'가 1.082%, JTBC '탐사코드J'가 1.024%로 1%대를 겨우 넘겼을 뿐이다.
반면 TV조선, 채널A, MBN에서 1%를 넘긴 프로그램은 단 하나도 없었다.
지상파 시청률 수준의 1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황금채널 배정 등 정부의 '각별한 보살핌' 속에서 종편이 개국한 점을 고려한다면, 너무나 어이없는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쯤 되면, ‘아무도 종편을 시청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개국 초기라는 점에서 성급하게 종편의 성공 혹은 실패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종편 실패는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따라서 종편이 지금의 실패를 딛고 단숨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일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정부는 처음에는 종편 채널을 1~2개 정도만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었다.
많은 채널을 허가할 경우 얼마 되지 않는 방송 광고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그 경쟁에서 종편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 3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모 회사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국내 광고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종편은 딱 1개 채널만 허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당초의 방침을 무시하고, '자본금 등등 조건만 만족하면 다 허가하겠다'는 방침으로 돌아섰다.
어쩌면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의 일환이거나 ‘언론 눈치보기’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정부는 결국 종편을 4개나 허가해 주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한 마디로 지상파 방송과는 물론이고, 같은 종편끼리도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4개의 종편이 모두 살아남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지난 해 10월 PD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편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TV 조선이 7.1%, 채널 A가 3.5%, MBN이 3.2%로 매우 낮았다.
다만 자본금 4000억원을 넘게 보유하고 있는 JTBC의 성공 가능성은 86.2%로 매우 높았다.
결국 중앙일보를 제외한 조선, 동아, 매경 모두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모체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매일경제마저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제2의 한국일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작 ‘실패한 종편’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해 종편을 선정하면서 “발표 결과에 대해서는 심사위원 그리고 우리 위원회가 책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종편의 실패에 대해 그는 어떤 형태로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장담하거니와 ‘TV 조선’이나 ‘채널 A’, ‘MBN’이 감히 지상파와 비교할만한 수준의 종편으로 자리매김하는 기적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기존의 케이블 채널수준으로 명맥만 유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