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프레임'에 갇힌 문재인

    고하승 칼럼 / 최민경 / 2011-12-19 17:36:00
    • 카카오톡 보내기

    편집국장 고하승

    2011년 8월. 문재인의 지지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급기야 손학규를 제치고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중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2.2%로 1위를 유지했으며 이어 문 이사장이 전 주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9.8%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손 대표는 9.4%로 3위로 밀려났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이 손학규를 추월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다.

    문재인의 부각은 야권내의 정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손학규를 비롯해 정동영, 정세균, 박주선, 천정배 등은 좀처럼 지지율의 변화가 없고, ‘도토리 주자’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대안으로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러자 일부 언론에서는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시작됐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문재인은 지난 4ㆍ27 김해 보궐선거 후 친노 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그는 야권통합 과정에서 시민사회 인사들이 주축이 된 야권통합 원탁회의 멤버로 이름을 올리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실제 그는 당시 국회에서 열린 `희망 2013ㆍ승리 2012 원탁회의'에서 "2012년 승리를 위해 범야권 대통합이 가장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통합을 위한 전도사 역할을 예고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은 그의 인지도를 한껏 높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은 친노 진영의 '대망론'에 걸맞는 명실상부한 야권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이 야권통합 과정에서 역할을 한 뒤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에 직접 출마하거나 후보들의 선거를 지원해서 ‘문풍’을 일으킬 경우, ‘문재인 대망론’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박근혜의 영역에 놓여 있는 영남권에서의 득표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영남권 신공황 백지화에 이어 부산저축은행과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로 인해 부산·경남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재인은 ‘괜찮은 카드’에 속한다.

    더구나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PK민심은 이미 차가워질대도 차가워진 상태였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같은 민심을 전하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부산경남이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줬는데 신공항 백지화 이후 정부에서 해 준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김대중 정부 때도 인사에서 부산사람을 이렇게 배제하지 않았다. 대구·경북이나 광주에 비해서도 인사나 예산에서 소외당했다고 느끼는 게 부산 민심”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문풍’을 일으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은 곧 ‘노무현 프레임’이라는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실제 야권에선 문재인의 역할을 ‘페이스메이커’로 규정짓는 이들도 상당수다.

    실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이나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불쏘시개’로 ‘흥행 카드’ 정도의 역할을 기대하는 정도”라며 “문재인의 역할은 내년 총선과 통합야권의 대선후보 경선과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노무현 프레임’의 한계로 인해 문재인이 그 이상 더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지지율은 2011년 8월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좀처럼 치고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2월 셋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가 26.9%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안철수가 26.3%를 기록한 반면, 문재인 지지율은 8.3%에 그쳤다.

    두 자릿수는커녕, 오히려 8월 조사 때보다도 떨어진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민경 최민경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