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도 비껴간 대세론

    고하승 칼럼 / 최민경 / 2011-12-22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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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각 언론이 앞 다퉈 '박근혜 대세론'이 '안풍(안철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 안풍과 ‘박근혜 대세론’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강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박근혜 대세론’이다.

    왜냐하면, 대세론은 박근혜 개인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안풍은 안철수로 상징되는 민심을 대변하는 것일 뿐, 그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9월 8일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야권 지지자들과 무당파(無黨派)층의 선호가 안철수에게로 급속히 쏠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선 예비주자 8명을 놓고 벌인 조사에서 안철수는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등 기타 야당 지지자들 및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은 무당파 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실제 민주당 지지자의 25.8%,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44.6%, 기타 야당 지지자의 44.3%, 무당파의 28.8%의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로부터도 6.8%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결국 안철수는 모든 정당 지지자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안철수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민주통합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를 지지했으며, 진보통합당 지지자들은 그가 진보통합당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그를 지지했을 것이란 말이다.

    물론 한나라당 지지자들 역시 그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것이란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기에 그를 지지한다고 응답했을 것이다.

    중도층 역시 그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혹은 ‘안철수 신당’으로 출마할 것이란 판단 때문에 그를 지지했을 것이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안철수가 어느 한 쪽 정당을 선택했을 경우에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일시에 빠져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현재 안철수 지지율은 일종의 ‘유령 지지율’로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안철수 현상에 대한 지지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는 안철수 지지율에 거품이 최소한 50%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 가운데 56.4%는 박근혜를 선택했다.

    안철수를 택한 이들은 6.8%에 불과했다.

    ‘안철수 돌풍’에도 박근혜의 지지층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2011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9월 둘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와 안철수가 양자구도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지만, 여야 다자구도에서는 오차범위를 넘는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가 28.1%로 전 주와 변동 없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안철수가 처음으로 주자군에 포함되면서 19.9%를 기록,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문재인 이사장이 8.1%(▼3.4%p)로 3위를 기록했다.

    안철수가 대선주자에 포함되면서, 부동층이 5.7%p 감소한 12.1%를 기록했고, 야권주자들의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박근혜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어 박근혜 지지세가 확고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

    뒤이어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한 한명숙 4.3%로 4위, 5위는 손학규(3.9%), 6위는 김문수(3.5%)로 나타났다. 기타 후보군은 박세일(3.1%), 유시민(3.0%), 정몽준(2.6%), 정동영(2.5%), 이회창(2.4%), 노회찬(1.9%), 안상수(1.7%), 정세균(1.3%)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가 박근혜를 앞서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박근혜가 안철수를 앞서고 있다.

    뿌리 깊은 박근혜 대세론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다만 박근혜가 ‘안철수 바람’으로 대변되는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치개혁을 후퇴시키거나, 보수결집을 시도하는 우향우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박근혜 대세론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우(遇)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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