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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는 감동이 적어서일까. 눈은 물론 귀에게도 소구하는 음악 영화 또는 음악을 주된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앞다퉈 달려온다.
첫 타자는 5일 개봉하는 이민정(30) 이정진(34) 주연의 뮤직 로맨스 '원더풀 라디오'(감독 권칠인)다. '뮤직 로맨스'라는 복합 장르답게 밝고 상큼한 음악을 중심으로 두 남녀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린다.
아이돌 그룹 리더 출신 라디오 DJ '신진아'로 나오는 이민정이 '유어 마이 에인절', '참 쓰다', '어게인' 등 3곡을 부르며 출중한 노래 실력을 뽐낸다. 이 곡들은 가수 이승환(47)과 작곡가 황성제(37)가 참여해 만든 것들로 단지 극 전개를 위한 삽입곡 수준이 아니라 노래로서의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월 말 음원사이트에서 공개돼 호응을 얻고 있다. 가수 김광석(1964~1996)의 '서른 즈음에', 김현식(1958~1990)의 '비처럼 음악처럼', 그룹 '동물원'의 '널 사랑하겠어' 등 1980~90년대 대표곡들도 곁들여진다.
스페인의 뮤직 만화영화 '치코와 리타'(사진·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도 이날 스타트한다. 쿠바의 매혹적인 라틴 재즈, 만화영화 특유의 화려한 색채,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를 잘 버무려낸 점을 인정 받아 지난해 8월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젊음, 재능, 열정으로 가득 찬 작곡가 '치코'와 가수 '리타'의 만남, 사랑, 오해, 질투, 이별, 재회의 과정을 하바나에서 뉴욕, 파리, 라스베이거스, 할리우드까지 긴 여정에 담는다. 쿠바의 전설적인 재즈피아니스트 베보 발베스(93)가 극중 치코의 모든 곡을 직접 연주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사실상 마지막 연주인 셈이다. 1940~50년대 쿠바, 미국, 프랑스의 모습도 생생하게 묘사했다.
12일에는 2007년 국내 개봉해 20만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 음악영화의 최고봉 '원스'(감독 존 카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원스 어게인'(감독 닉 어그스트 페르나)이 막을 올린다. 세계적인 실력파 밴드 '스웰시즌'의 글렌 한사드(42)와 마르게타 이글로바(24)가 함께 떠난 2년 여의 월드투어 과정을 기록한 감성 뮤직 에세이다.
'원스'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이 연인에서 음악적 동반자가 돼가는 과정을 '원스' 못잖은 감미로운 선율에 담았다.
19일에는 황정민(42) 엄정화(43)의 코미디 '댄싱퀸'(감독 이석훈)이 기다린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시장 후보가 된 인권변호사 '황정민'(황정민)과 왕년의 신촌 마돈나적 실력을 되살려 댄스가수에 도전하는 아내 '엄정화'(엄정화)의 포복절도 스토리다.
이 영화에서 엄정화는 1980년대를 풍미한 다채로운 노래들과 함께 '배반의 장미'(1997), '포이즌'(1998) 등으로 1990년대 뭇 남성들을 사로잡은 댄스실력을 다시 한 번 뽐내게 된다.
후반 작업에 좀 더 공을 들이기 위해 2월2일로 개봉을 미룬 가족 코미디 '파파'(감독 한지승)도 역시 음악이 중심이 된다. 다문화 동생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사태를 피하려면 돈이 필요한 재미동포 '준'(고아라)이 가짜 아빠인 가수 매니저 '춘섭'(박용우)의 도움을 받아 가수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고아라(22)가 '나우' 등 작곡가 김형석(46)이 이 영화를 위해 만든 3곡을 부르며 가수를 해도 될 정도의 실력을 과시한다. 준을 비롯한 6남매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가슴을 뭉클하게 할 태세다.
이 밖에도 12월15일 개봉해 다른 영화보다 비싼 티켓 가격(2만원), 전국 23개라는 적은 상영관으로도 3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도 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스크린에 옮겼다.
라민 카림루(팬텀), 사에라 보게스(크리스틴), 해들리 프레이저(라울) 등이 출연하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4), 전설적인 '팬텀' 마이클 크로포드(70), 불후의 '크리스틴' 세라 브라이트만(52)이 깜짝 등장한다.
'원더풀 라디오'를 제작한 ㈜영화사 아이비젼 전호진 대표는 "한국인들이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보니 음악 영화에 애정이 높은 편"이라며 "음악 영화나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면 영화에 알맞는 음악을 창작해야 하지만 국내 영화에서는 제작비 중 음악에 할애할 수 있는 부분이 그다지 크지 않고, 시간적인 제약도 있어 양질의 곡을 준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승환 음악감독이나 황제성 작곡가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색깔로 작품을 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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