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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승 극작가) 온 매스컴이 학교폭력 문제로 도배를 할 정도로 시끌 거리는 데도 정작 그 개선의 방책에 관해서는 헛 다리만 짚고 있을 뿐, 근본의 문제는 거론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학교폭력이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선생님들의 교권(敎權)을 무장해제한 데서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무력해지면 학료폭력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끝내는 교육 그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참 선생님 한 사람을 어찌 교육과학부 장관 1백 명과 비길 수가 있는가.
마찬가지로 참 선생님 한 분의 권위는 열사람의 교육감보다도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참 선생님들의 교권을 존중해 주고서만 학교 교육에 위엄이 서고 그 성과가 있다는 사실은 교육의 이론이 아니라 우리네 삶의 지혜나 다름이 없다.
편달(鞭撻)이라는 말만 살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앞에 쓴 ‘채찍 편(鞭)’자는 회초리라는 뜻이다.
그래서 교편(敎鞭)을 잡는다는 뜻은 애초에 회초리를 들고 가르친다는 뜻이며, 다음 글자인 ‘매질할 달(撻)’자도 잘못을 저지른 자녀나 제자들에게 회초리를 들어서 볼기나 종아리를 때린다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다.
2만자가 넘는 한자 가운데서 하필이면 회초리로 매질하는 글자만을 골라서 ‘바로 가르쳐서 이끈다(訓導)’의 의미로 쓰게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자를 가르치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회초리를 드는 일을 ‘학교폭력’이라고 매도하면서 <학생인권조례>라는 것을 만들고, 그에 따라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일, 학생의 일기를 점검하는 일, 학생에게 회초리를 드는 일까지를 금지하게 한 것이 이 나라의 교육과학부가 한 일이다.
전쟁터로 나가는 병사들의 갖추어야 할 병장기를 모두 뺏어 버리고도 전쟁을 수행할 수가 있는가.
그래놓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겨우 한다는 소리가 1년에 세 번씩 학생들은 대상으로 <폭력설문조사>를 하겠다는 식이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학생들이 그런 설문조자에 눈이나 깜짝하겠는가. 학교폭력이 무엇인지 그 근본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헛소리나 하고 있는 교육과학부를 믿고서야 학교폭력이 바로잡아 질 까닭이 없지를 않은가.
사람에게 각자의 체질이 있듯이 나라에도 오랜 세월동안 다듬어져 내려오는 관행이 있고, 풍속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이론도 이 관행과 풍속에 융합되지 않으며 공염불이 된다.
그런 공염불이 성행하면 사람이 지켜야 하는 도리가 무너지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듣고 있는 자리에서 선생님을 험담하는 어머니가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진다.
아예 무지한 어머니들이 저지르는 잘못 된 언행은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알만한 고학력의 어머니가 저지르는 잘 못은 사회의 암으로 자라게 된다.
참 선생님들에게 회초리를 들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편달’이라는 말에 담겨진 우리네 오랜 관행이 살아나게 된다.
‘편달’이라는 말은 꼭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씌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당대회 때 돈 봉투를 돌리고, 그렇게 당선된 사람들이 정치지도자로 행세하는 세상이라니 참으로 놀랍고 한심하다.
이젠 정말로 매를 들어야 할 때다.
아이들을 잘 못 가르치는 어머니의 종아리를 때려서라도 자식을 가르치는 참 교육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야 한다.
돈 봉투로 명예를 사서 행세하는 사이비 정치인들에게는 태장을 가해서라도 정의기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 환경이 여기서 더 천박하고 어수선해 진다면 나라의 미래도 가늠할 수 없게 된다.
변변치 못한 생각…, 변변치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삶의 가치까지 전도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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