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성 절실하다

    고하승 칼럼 / 박규태 / 2012-01-17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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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이제 임기를 불과 1년여 남겨둔 MB 지지율이 또 폭락해 20%대 붕괴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2.6%로 전 주보다 2.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곡동 사저 논란이 계속되고, 거기다 자원외교 ‘부풀리기’ 논란이 더해지면서 3주 연속 하락한 것이
    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6.6%로 3.1%p가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20%대가 무너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중에 국정지지율 20%대 붕괴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2005년 9월 15일, 한국여론사회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20.6%로 당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에 반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0.8%에 달했다.
    물론 이후 국정지지율이 조금 상승해 20%대가 붕괴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당시 언론은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됐다’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이 같은 국정지지율 하락은 특별히 여당에게 악재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집권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치인 16.3%에 그쳤다. 이는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지지율 30.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처럼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하락은 필연적으로 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MB 지지율이 급락해 2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정당 지지율을 보면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나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오차범위 안팎에서 서로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의 1월 두째주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통합당이 34.7%, 한나라당이 29.5%로 민주당이 조금 앞섰지만, 지난 1일 발표된 경향신문과 현대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이 30.8%로 1위를 차지했고, 민주통합당은 25.2%로 2위에 머물렀다.
    참 이상한 일 아닌가.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지금쯤 한나라당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의 ‘반 토막’ 정도여야 맞다. 그리고 그렇게 나오는 게 상식이다.
    더구나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이른바 ‘디도스 선관위 홈피 공격사건’이나 ‘전대 돈봉투 사건’ 등 각종 악재를 떠안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과 별 차이가 없다니 대체 어찌된 노릇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다.
    우선 첫째, 민주당이 그동안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록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방식에 실망하고 분노를 느끼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을 지지하기에는 뭔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사실 그렇게 만든 건 민주당이었다. 이른바 ‘MB 악법’이라는 각종 법안이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될 때 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국민반대 여론에 편승해 강경일변도로 치달았다.
    그 모습이 국민들에게는 마치 날치기를 조장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민심이 ‘반(反)MB 비(非)민주’ 정서로 나타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둘째, 국민들은 대안세력으로 민주당 보다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MB에 등을 돌린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하지 않고, 오히려 MB와 같은 당 소속인 박 위원장을 향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박 위원장이 집권하는 것에 대해 ‘재집권’이 아니라, ‘정권 교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 바 있다.
    그러니 민주당으로서는 이 같은 박근혜의 존재가 달가울 리 없다.
    최근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일제히 박 위원장을 겨냥해 날을 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같은 방식이 과연 정답일까?
    아니다. 민주당은 이제 국민들에게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 줘야만 한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 때리기로 표심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집권당이 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MB 지지율이 또 폭락해 20%대 붕괴가 초읽기에 돌입했는데도 정당 지지율에서 집권당을 월등하게 앞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반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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