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문재인, 안철수 ‘땅 따먹기’

    고하승 칼럼 / 관리자 / 2012-01-31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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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는 ‘뜨는 해’, 안철수는 ‘지는 해’이고, 문재인은 ‘샛별’이다.”


    이는 요즘 여론조사에 나타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무서운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필자는 ‘안철수 신드롬’이 나타날 때부터, ‘안철수는 제 2의 고건’이라며, 이런 현상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실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처음으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마이뉴스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공동으로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문 이사장은 지지율 29.3%로 1위에 오른 반면, 안 원장은 27.9%로 2위에 그쳤다. 이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4.1%,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4.4%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 이사장은 지난 12월 조사보다 지지율이 7.1%p 상승한 반면 안 원장은 7.6%p 떨어진 것이다.


    문 이사장은 '대선후보 다자구도 지지율'에서도 안 원장을 앞섰다.


    실제 '김문수와 문재인, 박근혜, 손학규, 안철수, 정몽준 여섯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35.4%, 문제인 25.3%, 안철수 22.7%, 손학규 4.5%, 김문수 3.9%, 정몽준 2.7% 순으로 나타났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1월 넷째 주 대선주자 다자대결 지지율 조사에서도 박근혜 위원장은 셋째 주보다 1.7%p 오른 30.5%로 1위를 고수했으나, 안철수 원장은 23.2%로 4.9%p가 떨어졌다. 반면 문 이사장은 전주보다 2.1%p 상승한 17.4%를 기록했다.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5.8%p로 좁혀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매일경제신문이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27, 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오차)에서도 '야권 대선 후보로 누가 적임자인가'를 묻는 질문에 문 이사장이 16.1%를 얻어 19.4%인 안철수 원장을 바짝 뒤쫓았다.


    지난해 12월 같은 질문에서는 문 이사장과 안 원장의 격차가 무려 두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었다.


    한마디로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제 박근혜와 안철수의 양자대결 가능성보다는 박근혜와 문재인 양자대결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정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안 원장의 표가 적극적으로 변모한 문 이사장에게 흡수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안 원장 지지율이 빠지면서 박근혜 위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동반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문 이사장 지지율 상승폭이 박 위원장 상승폭에 비해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격차는 고작 10% 정도다.

    즉 안철수 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문 이사장과 박 위원장이 그 표심을 양분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한마디로 박 위원장과 문 이사장 사이에 안철수 표심의 ‘땅 따먹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누가 더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게 될까?

    아직은 모른다.
    수차에 걸쳐 지적했듯이 “이명박은 아니다. 그러니까 야당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과 “이명박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다르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한나라당을 혁명적으로 쇄신하고, ‘MB 거수기 당’이라는 이미지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만 있다면, 박 위원장이 문 이사장보다 더 많은 표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안철수 신드롬은 ‘반 MB 비 민주’ 정서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화합’에 집착한 나머지 제대로 된 ‘쇄신’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국민들은 “박근혜와 이명박은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고, 안철수 지지표심은 차선책으로 문재인 이사장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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