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의 ‘박근혜 때리기’

    고하승 칼럼 / 진용준 / 2012-02-06 15: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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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이상하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6일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실제 <조선>은 이날 홈페이지 대문기사에 전여옥 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올렸다.


    그 분량이 일반의 상식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어마어마하다.


    물론 내용의 상당부분은 예상했던 대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깎아내리는 것이었다. 아마 전 의원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한 것 같다.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불가론’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나만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박 위원장이 성공하려면 4월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고, 그 뒤로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게 불가능한 구조"라며 박 위원장의 중도낙마를 확신했다.


    또 그는 새누리당의 쇄신에 대해서도 "지금 여당은 표를 얻겠다고 불쌍한 가족 버리고 도망치는 아비꼴"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중앙>은 이날 김진 논설위원이자 정치전문기자의 칼럼을 통해 “박근혜 비대위가 배도(背道)의 길을 난폭하게 걷고 있다. 이를 보며 많은 이가 박근혜 지도력에 깊은 의문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마치 자신의 생각을 ‘많은 이’의 생각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지금 비대위가 ‘인치 보복’을 벌인다”고 비난했다.


    공교롭게도(?) 현재시간 중앙일보 홈페이지 머릿기사 바로 아래에는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과과의 장문 인터뷰 기사가 올라 있다.


    <동아>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이날 정치면 머릿기사가 강용석 의원이 술에 취해 트위터에 올린 글, 즉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비판 내용이 번듯하게 올라 있다.


    한마디로 보수언론의 ‘박근혜 때리기’가 본격화 된 것이다.


    사실 조중동과 박근혜 위원장 간의 갈등은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대통령 경선 때부터 감정의 골이 깊게 패였었다.


    조중동은 당시 경선룰 내홍을 겪고 있는 양측 갈등에 대해 ‘싸움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옳은 것은 옮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해야 하는데 언론이 무조건 싸우지 말라고 하니 그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특히 조중동은 당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의혹 등 이명박 후보검증 문제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같은 조중동의 보도태도는 박근혜 지지자들의 원성을 사게 됐고, 훗날 박근혜 지지팬클럽 가운데 하나인 ‘박사모’는 “조중동 절독운동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일까지 있다.


    그런데도 조중동은 여전히 ‘박근혜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보수언론은 왜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것일까?


    혹시 ‘박근혜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사실 조중동은 이미 이명박 길들이기를 시도했었고, 그로 인해 결국 ‘종편’을 따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갖고 있는 보수언론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길들이기를 통해 뭔가 새로운 것을 선물 받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과연 조중동의 뜻대로 움직여 줄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위원장의 한 핵심 측근은 “박근혜 위원장께 조언 할 때에 ‘이렇게 하시는 게 유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것이 옳은 방향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조중동이 행여 박근혜 때리기를 통해 그를 길들일 생각이라면, 아예 포기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박근혜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표시절 이런 말을 했다.


    “언론도, 정치도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국민과 한 약속은 바로 공정한 보도, 정론의 자세입니다.”


    과연 조중동은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어떻게 해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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