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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뮤지컬이다. 착한 것은 금발 등 화려한 외양이 아닌 본질에 있다는 게 이야기의 중심이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그랜드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위키드'의 연출자 글렌 호그스트롬은 8일 "이 뮤지컬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라기보다 다양한 세대에게 선함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고 소개했다.
'위키드'는 미국의 동화작가 L 프랭크 바움(1856~1919)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58)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바탕이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운 두 마녀가 주인공이다. 나쁜 마녀로 알려진 초록 마녀 '엘파바'가 사실은 불 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는 착한 마녀,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던 허영덩어리였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전혀 다른 두 마녀가 어떻게 친구가 됐으며 어떻게 해서 나쁜 마녀와 착한 마녀가 됐는지를 보여준다.
원작은 그로테스크 분위기를 풍기는 등 훨씬 어둡다. 뮤지컬은 '좋은'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는 등 밝은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자신의 매력을 과하게 표현하는 등 허영으로 점철된 글린다의 대사는 유머 코드로 작용한다.
호그스트롬은 "뮤지컬이라는 장르에는 코미디가 효과적"이라며 "긴장과 이완을 오고 가야 하는 작품 특성상 코미디 요소를 녹여냈다"고 알렸다.
'위키드' 오리지널팀의 한국 공연을 제작 중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이 공연이 '오페라의 유령'과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 등 4대 뮤지컬 이후 가장 흥행에 성공할 뮤지컬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호그스트롬은 "뮤지컬계 빅4의 시대가 지나간 것은 아니다"면서도 "'위키드'가 재미있고 새로운 작품이기 때문에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건 맞다"고 인정했다.
싱가포르 공연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프로덕션과 함께 세계적인 '위키드'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손꼽히는 호주 버전이다. 지난 해 12월부터 5월초까지 공연한 뒤 한국으로 넘어온다. 호그스트롬은 "항상 뉴욕이나 런던의 프로덕션과 작품의 오리지널 특성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각 나라의 특색에 맞추기보다 오리지널의 힘으로 현지 관객들에게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음악감독 데이비드 영은 '위키드'의 인기 비결로 "누구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를 비틀어보는 재미와 보편 타당한 이야기"를 꼽았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보컬 스타일에 대해서는 "엘파바가 팝적이라면 우아함을 강조하는 글린다에게서는 성악적인 게 묻어난다"며 "엘파바는 성악적인 기교는 없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목소리에 강렬함이 묻어나야 한다"고 차이를 뒀다.
엘파바가 이 뮤지컬의 가장 유명한 넘버 중 하나인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부를 때 "사회 편견에 대한 그녀의 분노가 드러나는 노래이기 때문에 배우 스스로 호흡을 가쁘게 들이마신다"며 "내면에 있는 것을 많이 끄집어낼 수 있는 캐릭터 특성상 많은 배우들이 욕심낸다"고 귀띔했다. "한국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에 한국 뮤지션이 가세하는데 협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무감독 엠마 델메니코는 "엘파와 글린다가 과장된 마법의 세계인 에메랄드 시티에 갈 때 춤 역시 과장되는 등 다양한 의상 분위기에 맞게끔 춤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캣츠' 공연으로 한국을 두번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녀는 "당시 한국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역시 기대된다. 맛있게 먹었던 불고기도 생각이 난다"며 웃었다.
'위키드'의 오리지널 공연은 5월3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한다. 설앤컴퍼니와 공연제작사 CJ E&M 공연사업부문이 공동제작한다. 28일부터 옥션과 인터파크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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