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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여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지율이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지지율보다는 월등하게 높았다.
그러나 ‘반(反) MB(이명박)’ 정서에 영향을 받은 한나라당 지지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급기야 지난 해 4ㆍ27 재보선 이후 상승세를 탄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당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2011년 5월 첫째 주(2~6일) 주간 정례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34.5%를 기록, 한나라당(31.2%)을 3.3%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밝혔다.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추월한 것은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 양당 지지율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악재로 인해 양당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른바 ‘전대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안병용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난 1월 13일, 그 즈음(1월 9일~ 13일)에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34.7%인 반면, 한나라당은 30%대 마저 유지하지 못한 채 29.6%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하락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특히 1.15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가 선출된 직후(1월 16일~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9.7%로 40%대에 육박한 반면, 한나라당 29.1%로 더욱 떨어졌다.
양당간 지지율 격차가 무려 10%를 넘어선 것이다.
이때만 해도 한나라당에는 희망이 없어 보였다.
각 언론이 ‘한나라당 후보, 수도권에서 궤멸 위기’라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쇄신’의 고삐를 바짝 끌어당기자 바닥을 쳤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서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반면, 한명숙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 리얼미터가 1월 25일~2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37.1%, 한나라당 30.3%로 양당간 격차가 6.8%P로 좁혀졌다.
특히 지난 2일 한나라당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2월 6일~1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35.8%, 새누리당 33.9%로 그 격차는 1.9%P에 불과했다.
그리고 23일 드디어 새누리당이 처음으로 민주당을 추월했다.
실제 중앙일보와 JT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공동으로 매일 하는 '2012 선거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은 37.3%로 1위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36.1%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및 휴대 전화 임의 걸기 방법으로 매일 실시되고 있으며, 표집 오차는 95%신뢰 수준 ±2.5%p다.
박근혜 위원장과 한명숙 대표 간 리더십 경쟁에서 박 위원장이 ‘한 수 위’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초 ‘과반 의석’이라는 목표에서 대폭 후퇴해 ‘원내 1당’이라는 목표로 목표치를 수정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 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도덕성 경쟁에서 한 대표가 박 위원장에게 밀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4.11 총선 공천과정에 불법.비리 혐의자에 대해서는 아예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그런 자들에게도 구제의 길을 조금 터놓고 있다.
그래서 한 대표가 문성근 최고위원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여성우대 공천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박 위원장과 한 대표는 전혀 달랐다.
박 위원장은 여성. 장애인등 사회자 약자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우대하고 있다. 반면 한 대표는 지역구 15% 여성 강제 할당 방침을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여성 후보 신청자들 대부분이 이화여대 출신이어서 ‘이대 라인’을 위한 변칙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미 FTA 문제와 관련, 박 전대표가 ‘말을 바꾸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심어진 반면, 한 대표는 ‘말바꾸기의 달인’이라는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실제 박 위원장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자신이 약속한 말은 지켜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수정안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반면 한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한미 FTA에 대해 당시 국무총리로서 “한미 FTA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가, 최근에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폐기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일이 있다.
바로 양당 지도자의 이런 모습 때문에 새누리당 지지율은 상승세를,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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