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원내 1당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03-11 1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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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당초 전문가들은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어 놓았다.

    심지어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실제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이 MB 정권 심판론으로 진행될 경우 민주당의 압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역시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민주당이 관반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 10일 전격 이뤄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간 '야권연대'가 야당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민주당이 관반정당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지금 새누리당은 정치 공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그동안 ‘중도’를 표방했던 박세일의 국민생각이 진보의 한 쪽 날개를 버리고, 전여옥 의원 등 극단적인 우익 인사들을 영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보수 낙엽 긁어모으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보수표의 분산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런데도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권간 의석 확보수가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협상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제주 해군기지건설 등의 문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 문제다.

    왜냐하면 한명숙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에 자신이 직접 앞장서서 적극 추진해 왔던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당 대표가 ‘말 바꾸기’를 하는 셈이다.

    이는 보수층 유권자들을 자극해 사표(死票) 가능성이 높은 국민생각 등 제2, 제3의 보수당으로 갈 표를 차단하고, 새누리당으로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실제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처음에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총선 정국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한·미 FTA나 강정마을을 총선 이슈로 삼은 것은 새누리당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도 "MB정권 심판론으로 총선 이슈를 몰고 갈 경우 민주통합당이 우세하지만 민심을 볼 때 한·미 FTA나 강정마을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경우 새누리당이 우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 역시 "최근 야권에서의 공천과 관련된 실망감이 불거지고 박근혜가 정권 심판론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부각되면 그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들이 탈당 후 지역구에서 출마한다면 보수층의 표가 분산돼 민주통합당이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여소 야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대부분은 ‘새누리당 우세’ 혹은 ‘접전 양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느 특정 정당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국민 사이에 팽배해 있는 ‘MB 심판론’과 보수표 분열이 예상되는 ‘국민생각’의 창당, 야권에 힘이 실리는 ‘야권연대 협상 타결’ 등의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원내 제 1당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현역 25% 강제 탈락 등 기득권을 내려놓게 만든 새누리당의 공천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호평을 하는 반면, 민주당 공천에 대해서는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따르는 것도 주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것이다. 그럼, 대체 이 불가사의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박근혜 현상’이 아닌 다른 말로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4.11 총선에서 원내 1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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