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문대성 '자진탈당 권고' 해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04-15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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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4·11 총선에서 152대 127로 압승을 거둔 새누리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총선후 당 체제 정상화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체제를 끝내고 새 지도부를 구성키로 했으나, 그 전에 매듭져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김형태 경북 포항 남·울릉 당선자와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부산 사하갑 당선자의 처리 문제다.

    김 당선자는 '제수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고 있고, 문 당선자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이 거세다.

    앞서 총선 다음날인 지난 12일 비대위원들과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이들에 대한 처리 문제가 논의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으로 다소 묻히긴 했지만, 두 후보 문제가 심각한 악재(惡材)가 될 뻔했다"며 "비록 선거가 끝났다고 해도 이 문제를 엄하게 다루지 않으면 당의 개혁·쇄신의지가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 공천심사과정에서부터 인적쇄신을 강조해왔고, 또 그런 노력이 이번 총선 승리의 한 요인이 됐다"는 이유로 이들의 거취 문제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칫 '도덕적 흠결'이 난 인사들을 품고 갈 경우 "향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가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이준석 위원은 이들에 대해 '출당'을 강력 주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조현정 비대위원은 문 당선자에 대해 '의원직 사퇴' 필요성까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차원에서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의혹 수준에 불과하다.

    김 당선자의 성추문 논란의 경우, 김 당선자 측으로부터 완전히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고,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 역시 박사학위 수여처인 국민대학교 측이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전까지 ‘출당’을 결의하는 것보다는 당사자들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추후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날 경우, 자연스럽게 이들의 복당을 허용하면 그만이다.

    당장 두 당선자를 출당 조치할 경우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의석수가 152석에서 150석으로 줄어들어 '원내 과반'이 깨진다는 부담 때문에 이 같은 의혹을 ‘모르쇠’로 일관했다가는 대통령 선거에서 발목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다행인 것은 박근혜 위원장이 이미 부산시당과 경북도당 등에 이번 사안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지시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면밀한 조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다가 ‘민주통합당의 김용민 처리’처럼, 중요한 시기를 놓칠지도 모른다.

    지금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과반 의석의 정치적 의미가 크긴 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들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고함으로써 같은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을 압박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른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에서 홍사덕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정 의원 역시 문대성 당선자와 같은 이유로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그런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민주당이 정세균 의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의 도덕성이 민주당 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형태 당선자와 문대성 당선자의 처리 문제는 사실 크게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아직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출당’을 결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겠지만, 그들에게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자진 탈당을 권유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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