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승을 노렸던 서희경(26·하이트)의 꿈이 아쉽게 무산됐다.
서희경은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1·635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설대회인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8언더파로 박인비(24), 최운정(22·볼빅), 브리타니 랭(27·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3번의 연장 끝에 랭에게 고배를 마셔 준우승을 차지했다.
연장전의 징크스가 이어졌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2·한화)에게 연장 승부 끝에 패했던 서희경은 이날 벌어진 연장 승부에서도 끝내 고개를 떨궜다.
서희경은 올 시즌 개막전 ISPS 한다위민스 호주오픈 연장전(우승 제시카 코르다) 패배에 이어 연장 승부에서만 3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서희경은 선두 박인비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일을 맞아 보기 1개, 버디 5개로 4타를 줄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우승컵에 입맞춤하지는 못했다. 지난 2010년 KIA 클래식 우승 이후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서희경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최종라운드는 승부의 키는 서희경이 쥐고 있었다. 공동 2위로 시작했지만 홀을 거듭할수록 힘을 내며 경기는 박인비와의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흘렀다.
박인비는 7번홀에서 타수를 잃으며 기회를 제공했고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전반라운드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고전했다.
급기야 서희경은 전반홀에서 3타를 줄이며 본격적으로 추격을 했고 10~11번홀을 연속 버디로 처리해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착실히 타수를 줄인 랭이 15번홀에서 공동선두에 오르며 3명이 나란히 우승 경쟁을 펼쳤다.
결국 마지막 18번홀까지 정규 라운드 안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이미 최종합계 16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최운정(22·볼빅)과 함께 4명의 선수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첫 번째인 18번홀(파5)은 서희경과 박인비, 랭의 대결이었다. 서희경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며 이글 기회를 잡았다. 랭 역시 2온에 성공하며 서희경을 압박했다.
세컨드샷으로 그린을 지키지 못한 박인비는 침착히 버디로 홀아웃했고 이글을 놓친 서희경, 랭과 함께 연장 두 번째 경기에 돌입했다. 버디를 놓친 최운정은 가장 먼저 탈락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는 박인비가 탈락했다. 서희경과 랭이 버디를 잡고 연장 세 번째 홀을 예약한 반면 박인비는 버디퍼트를 놓쳤다.
세 번째 연장에서 승부는 가려졌다. 앞선 연장전에서 2온에 성공한 바 있는 서희경과 랭은 두번째 샷을 나란히 벙커에 빠뜨리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랭은 위기를 극복하고 버디를 기록했고 5타로 홀아웃한 서희경은 고개를 떨궜다. 초대 우승컵의 중인공은 랭의 품에 안겼다.
2005년 프로로 전향해 이듬해 LPGA 무대를 노크한 랭은 6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맛봤다. 랭은 출전한 174번째 대회만에 정상에 올랐다.
나머지 태극낭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박인비, 최운정, 서희경을 포함해 5명이나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류소연(22·한화)은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5위에 랭크됐고 허미정(23·코오롱 엘로드)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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