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안철수-문재인 대타 없나?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07-02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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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정말 미치겠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 왜 우리 쪽에는 박근혜 같은 사람이 없는 거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지지자가 쓰디쓴 술잔을 들이키며, 내뱉은 말이다.

    지금은 대선을 불과 6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이다. 현 시점에서 야권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맞서 싸울만한 강력한 주자가 떠올라야 한다.

    그런데 그런 주자가 없다.

    2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다자구도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12주 연속 40%대의 공공행진을 거듭하는 반면, 안철수 문재인 등 야권 유력주자들은 여전히 10%대에서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박근혜 위원장이 전주보다 1.3%p 상승한 42.4%를 기록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안철수 원장으로 0.4%p 상승한 19.6%를 기록했으나, 박 전 위원장과의 격차는 22.8%p로 소폭 더 벌어졌다. 3위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으로 15.0%를 기록했다.

    나머지 야권주자들은 지지율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다. 손학규 전 대표는 3.4%, 김두관 지사는 2.8%, 유시민 전 대표는 1.8%, 정동영 상임고문은 1.6%, 조경태 의원은 1.3%, 정세균 전 대표는 0.8%로 너무나 낮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6%p였다.

    현 상태에서 그나마 야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주자라면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고문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그들이 과연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당 밖 주자인 안철수 교수를 보자.

    한마디로 그는 실체가 없는 ‘유령주자’다.

    사실 그가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지 안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쳐 나갈지 국민들 앞에 제시한 적도 없다.

    그런 상태에서의 높은 지지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양당제 국가에서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

    따라서 그저 불쏘시개 노릇이나 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문재인 고문은 어떤가.

    그가 지난 2003년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의 부탁을 받아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문 고문이 당시 금감원에 전화를 건 행위에 대해 “사실상 청탁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 3월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부장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전화한 것을 ‘청탁 전화’로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 검사를 받을 당시 대주주인 해동건설 박형선 회장을 만나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건 데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전화를 금감원에서 충분히 ‘부담’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민주당내 다른 주자들이 “문재인으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돌발악재가 불거져 나왔으니, 문 고문으로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제1야당임에도 ‘불임정당’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으면서까지 안철수 교수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과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렇게 자신 없는 정당의 후보를 지지할 어리석은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또 비록 문 고문이 당내 주자들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미 ‘문재인 불가론’이 국민들 사이에서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야권이 대선에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야권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 필적한 만한 인재를 반드시 찾아내고, 그를 키워내야만 한다.

    필자는 그런 대안인물로 김두관 경남지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꼽고 있다.

    문제는 친노 직계에 의해 장악당한 민주당 내에서 친노 방계인 김 지사와 비노계인 손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지 불 보듯 빤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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