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진짜 얼굴이 궁금하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07-30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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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비리 재벌총수에 대해 엄벌을 주장해온 안 원장이 9년 전에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구명운동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

    실제 안 원장은 지난 2003년 4월 최 회장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에 구속됐을 당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기업인들과 함께 제출했다.

    안 원장은 재벌 2·3세와 벤처 기업인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 회원이었고, 그래서 회원의 일원으로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물론 최 회장은 안 원장이 멤버로 있는 브이소사이어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던 인물이었다.

    당시 안 원장이 서명한 탄원서에는 "최 회장이 국가의 근간산업인 정보통신,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켜 왔다"며 "모든 책임을 지더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최태원 회장이 누구인가.

    그는 당시 1조5000 억원대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대한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같은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이후 최 회장은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뒤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 사례는 재벌 총수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의 전형적인 예로 꼽혔고, 당시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었다.

    한마디로 안 원장은 자신이 재벌 2.3세 등과 함께 모임을 갖고, 그들과 함께 뜻을 하면서 비리 재벌 총수 구명운동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출간한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재벌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그는 '삼성동물원과 LG동물원을 넘어'라는 장(章)에서 "기업주가 전횡을 일삼거나 주주일가의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면 그건 범죄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런 행위가 법률과 제도적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는데 지금까지 행정·사법부가 입법 취지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엄중한 처벌을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이런 것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법치에 대한 불신과 우리 사회가 정말 불공평하다는 절망감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경제범죄에 대해 사법적 단죄가 엄정하지 못하다"며 "머니게임과 화이트칼라 범죄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안 원장이 참 모습이 어떤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비리재벌이라도 "모든 책임을 지더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하는 얼굴이 진짜 그의 모습인지, 아니면 “이런 행위가 법률과 제도적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는데 지금까지 행정·사법부가 입법 취지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엄중한 처벌을 강조 하는 게 그의 진짜 모습인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혹시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 위해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추고 가면을 쓴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우선 해명이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실제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당시 브이소사이어티 모임의 일원으로 서명에 동참한 것은 맞지만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탄원서라기보다는 선처를 호소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럼 비리재벌 총수에 대한 ‘선처 호소’는 괜찮다는 것인가?

    안철수 원장도 “10년 전의 그 탄원서 서명에 대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고, 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왔다”며 “인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게 한 나라의 정치 지도가 되겠다는 사람의 발언이라니 정말 어처구니없다.

    적절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인정에 치우치면 결코 국민이 원하는 공정사회를 건설할 수 없다. 그런데 안 원장은 인정에 치우쳐 적절하지 않은 일을 실행에 옮기고 말았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이 바라는 공정사회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좋은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 원장은 ‘비리재벌 총수에 대해 엄벌을 해야 한다’는 좋은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걸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모쪼록 안 원장이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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