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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기자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룸살롱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동아> 9월호에 따르면, 젊은 오너 및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YEO Korea’의 한 회원이 안철수 원장의 유흥주점 출입 경험에 대해 언급했다. 안철수 원장이 회원으로 활동한 브이소사이어티 모임에서 2차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회원들이 브이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와인,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모임 뒤에는 역삼동 S빌딩 지하 술집(유흥주점)과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 지하 술집 등에서 자주 어울리며 2차 술자리를 가졌다.”
앞서 <신동아> 4월호에서도 한 인터넷 보안업체 임원이 “우리 회사 대표가 안철수 원장과 함께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고 증언하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룸살롱에 갈 수도 있다고. 그런데 (안철수 원장이) 매체에 나와서 그런 적이 없다고… 도덕적으로 굉장히 신성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
사실 안 원장이 재벌 2세와 3세들이 회원으로 있는 브이소사이어티의 멤버이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룸살롱에 갔었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비즈니스를 위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 “도대체 안철수가 룸살롱 간 것이 뭐 그리 잘못이라고 인터넷에서 떠들까?”라고 항변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17일 ‘무릎팍 도사’에 출연, “술을 못 마시고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말했었다.
당시 진행자들이 “단란(?)하게 먹는 술집 가보셨어요?”, “노래방인데 좀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는 곳”이라는 질문에 안 원장은 “술을 못 마시거든요. 뭐가 단란한 거죠?”라고 답변했다.
단 한 번도 단란주점에 가본 적이 없다는 반응 아닌가.
이게 문제다.
만일 그가 “과거 철없던 시절에 룸살롱에 간 일이 있다. 그 점에 대해 반성 한다”고 말했다면, 조금의 이미지 손상은 있을지 몰라도 유권자들이 그걸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이 ‘수도승’처럼 비쳐지도록 거짓말을 했다면, 이건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안 원장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신이 쓴 ‘안철수의 생각’과 그의 과거행적에는 불일치하는 점이 너무나 많았었다.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보인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
실제 안 교수는 지난 2001년 재벌 2, 3세와 벤처 기업인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회원들과 함께 인터넷 전용은행을 설립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같은 안 교수의 행위가 자신의 저서인 <안철수 생각>을 통해 밝힌 '금산(金産)분리 강화'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이다.
또 그는 지난 2003년 1조5000억원의 분식회계혐의로 구속된 SK의 최 회장에 대해 선처해주도록 당국에 호소하는 탄원서를 올리는데 동참하기도 했다.
특히 안 교수가 최 회장의 구명운동에 동참한 것은 안 원장이 설립한 인터넷 무선보안관련사인 ‘아이에이 시큐리티’사에 최 회장이 30%의 지분을 출자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온 마당이다.
즉 <안철수 생각>은 재벌에 대해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는 반면, 실제 안 교수 자신은 뒤에서 재벌과 손잡고 이익사업을 추구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한 나라의 최고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그 국민들은 얼마나 불행하겠는가.
우리는 이미 ‘이명박’이라는 거짓말쟁이를 대통령으로 잘못 선출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으나, 당선된 이후에는 이를 백지화 시키려 하는 등 국민들과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거짓말쟁이인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자가 안 원장을 ‘제 2의 이명박’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MB에 대해서는 그토록 증오하면서도 안 원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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