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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역사적인 화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전태일 재단을 찾아 유족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소식이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박 후보 방문에 앞서 성명을 통해 "너무 일방적인 통행이라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방문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정해진 일정대로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전태일 재단에 도착했다.
하지만 전태일 열사 유족과 재단 관계자들은 스크럼을 짜고 박 후보의 진입을 거부했고, 결국 그는 발길을 돌려 전태일 다리를 찾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자 각 언론은 ‘박근혜 광폭행보 제동’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물론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은 `국민대통합` 행보의 연장선이었고, 유족들의 반대로 잠시 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행보는 이게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앞서 박 후보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등 자신과 정치적 반대편에 서 있는 이들까지 끌어안으려는 광폭행보를 보여 왔다.
심지어 자신을 향해 ‘칠푼이’라고 독설을 내뱉은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예방했다.
특히 전태일 열사는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분신한 노동운동가가 아닌가.
그런 전태일 열사 재단을 방문한 것은 박 후보가 12월 대선을 앞두고 유신체제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유족들을 만났다면, 박 후보는 최근 사회문제화 된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박 후보의 국민 통합행보는 지속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국민들 역시 박 후보의 그런 행보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 최근 실시한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후보는 안철수 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 미미하나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8%p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MBN이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월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46.3%, 안철수 원장을 지지한 사람은 45.4%로, 박 후보가 0.9%p 앞섰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는 어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넷째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4.2%p 상승한 48.7%를 기록한 반면, 안 원장은 3.5%p 하락한 45.3%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근혜 후보가 1주일만에 다시 안철수 원장을 앞섰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6%p였다.
특히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성인 156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후보가 전주 대비 박 후보가 1%포인트 상승한 45.0%인 반면 안 원장은 3%p가 하락한 37.0%에 그쳤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2.5%포인트(95% 신뢰수준)이기 때문에 두 후보 간 격차가 무려 85%p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박 후보가 최근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바로 ‘국민대통합’ 행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런 행보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박 후보는 이날 비록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진 못했지만 청계천의 전태일 다리를 찾아 열사의 동상 앞에 헌화하면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려 한 건 산업화 시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시대의 그늘에서 고통을 겪었던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서하고 한다.
박 후보는 앞으로도 그늘진 곳에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분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 분들을 만나 어려운 삶의 현장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그 분들이 좀 더 밝게,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제시하겠다는 것.
부디 국민을 분열시키고,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을 물리쳐 국민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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