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고민 하는 安...닦달하는 진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09-06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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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불출마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며, 그의 출마를 닦달하는 모양새다.


    안 원장 측이 6일 새누리당으로부터 ‘불출마’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철수 측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석기획단 관계자(정준길 공보위원)가 지난 4일 오전 7시께 `대선에 출마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정준길 공보위원이 지난 1999년 산업은행의 안철수 연구소 투자 당시 팀장 강모 씨에 대한 뇌물 공여의혹과 안 원장이 목동에 사는 음대 나온 30대 여성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


    이에 대해 협박 당사자로 지목된 정준길 공보위원은 "지난 5일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친구로서 시중에 떠도는 얘기를 한 것 뿐”이라며 “협박한 적은 없다.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그것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의혹을 받고 있는 뇌물의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딱지 주택구매’ ‘SK 최태원 전 회장 구명운동’ 등등 이미 그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의혹들이 무수히 제기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여자 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해진 국민정서에 비추어 볼 때, 그를 빌미로 불출마하도록 협박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사실 그 밖에도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은 무수히 많다.


    실제 국민일보는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포스코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하며 안 원장이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개최된 이사회 의결안 총 235건을 놓고 모두 다수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안 원장이 사외이사 재직 당시 받았던 보너스 형태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지난 4월 정리하면서 수억원대 차익을 내는 등 총 7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안 원장은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6년간 급여로 3억8000만원을 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개로 2005년 4월 포스코 주식 2000주(당시 주가 17만원대)를 스톡옵션으로 받았다. 안 원장은 지난 4월말 스톡옵션 권리를 행사했으며 3억7000여만원의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동아일보는 이날 안 원장이 미국 유학 시절인 2005년 3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포스코의 비용 부담으로 10여차례 한국을 오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개인적인 사유로 유학을 가 있는 동안 기업이 항공료로만 수천만원을 부담한 것을 두고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을 했다.


    중앙일보도 안 원장이 1996년 신혼집이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체납해 9개월간 아파트를 동작구청에 압류당했다고 보도했다.


    안 원장이 1988년 당시 재개발이 진행 중이던 사당 제2구역의 재개발조합으로부터 대림 아파트 입주권을 구입했고, 해당 아파트는 96년 10월 동작구청에 압류됐다가 다음해 7월 압류 해제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 기자회견에는 다른 속셈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만일 다른 속셈이 있다면, 그게 뭘까?


    어쩌면 불출마 선언을 위한 ‘명분 쌓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실제 안 원장은 최근 "목표가 대통령이 아니며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일조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이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먼저 감지한 쪽은 진보진영이다.


    최근 안 원장에게 서신을 보낸 도올 김용옥 교수(한신대 초빙교수)는 전날 "이미 안 원장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의 하중은, 그가 빠져나올 경우 그 공백을 아무도 메울 수 없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은 상처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안 나올 수 없다, 후퇴하면 나쁜 놈이 된다"고 출마를 종용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 , 함세웅 신부 등 범야권 시민사회 원로들의 인 '희망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돌아갈 시점이 지났다”며 안 원장의 출마를 적극 종용한 바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불출마 명분 찾기에 들어간 안 원장에게 진보 진영이 “출마하라”고 다그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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