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선한 얼굴의 MB’?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2-10-07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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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국민들은 ‘설마’ 하며 그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다.


    어쩌면 그것이 국민에게는 크나큰 불행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부패한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기는커녕,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렸고, 그로인해 국민들은 절망의 나날들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업자득이다.


    당시 BBK 의혹 등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유권자들이 ‘묻지 마 투표’를 했고, 그 결과 유권자들의 행복지수가 크게 낮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런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인에게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주식을 싸게 팔도록 직원에게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 지식경제위 이진복(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01년 9월 안철수연구소가 코스닥에 상장할 때 주식을 13만여 주씩 갖고 있던 이모, 김모씨는 각각 105억9400만원, 109억4700만원의 평가 차익을 얻었다.


    이들이 수년 동안 주식을 획득한 데 쓴 돈은 각각 1억6900만원, 1억7200만원.


    이씨가 대표를 지낸 N사는 별도로 26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어 191억1000만원의 평가 차익을 거뒀다. 결국 이씨는 상장 열흘 만에 13만 주 중 5만5000주를 매도해 41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고, N사도 26만 주 중 3만3000주를 팔아 27억9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특히 이진복 의원이 안철수연구소의 ‘유가증권신고서’를 공개했는데, 이 자료엔 1998년 12월 LG투자조합이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5만원에 주식을 취득했으나 N사는 이틀 뒤 25% 싼 가격인 주당 3만7500원에 매입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N사가 산 1만 주는 안랩의 전 임원 김한석씨가 판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씨는 ‘안철수 대표가 N사와 김모씨에게 주식을 헐값에 넘기라고 강요해 손해를 봤다’고 주식 반환 소송을 냈으나, 지난 2001년 6월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미국에 있다는 김씨와는 연락할 수 없어, 왜 소송을 취하했는지 그 이유는 정확히 알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정말 안 후보 측이 직원에게 주식을 싸게 팔도록 강요했는지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단정적으로 밝힐 수 없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안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의혹이 이 외에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과 부인의 다운계약서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으며, 딱지 매입 의혹과 논문 표절의혹에 재벌2,3 세들과의 유착 의혹 등등 규명돼야 할 사안들이 산재해 있다.


    마치 2007년 대선 당시의 이명박 후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는 ‘안철수는 착한 MB’라는 글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아마도 ‘안 후보는 선한 얼굴을 지니고 있지만, 속은 이명박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인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안철수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 사이에 어떤 연계 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안철수 후보 지지 팬클럽 가운데 상당수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철수의 얼굴사진을 내건 모 포럼의 전신은 이명박 지지를 표방하는 단체였다.


    일명 ‘철수 코리아’라고 불리는 CS코리아의 경우도 비슷하다. 여기에는 정기택 명사랑 회장, 오성섭 6·3동지회 사무총장, 박종구 4·19혁명부상자회 회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이들 포럼과 안 후보가 어느 정도나 밀착돼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팬클럽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안철수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나 닮은꼴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년간 국정운영을 잘 해 왔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이번에도 2007년 대선 때처럼 후보에 대한 검증 없이 ‘묻지 마 투표’를 해도 괜찮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당연히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후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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