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무공천은 ‘안철수 죽이기’?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03-28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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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4ㆍ24 노원병 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각 언론이 안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종편 JT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6일 4·24 보궐선거지역인 노원병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38.8%,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가 32.8%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이어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가 8.4%,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가 6.1%를 각각 기록했다.

    이 조사는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7%포인트였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6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특히 오차범위 내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허준영 후보가 38.1%로 안철수 후보의37.4%보다는 0.7%포인트 앞섰다. 이어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10.5%,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는 1.7%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이 조사는 노원병 유권자 505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KT와 RDD ARS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6%포인트다.

    또 통합진보당이 지난 23일 사회동향연구소와 함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허준영·무소속 안철수·진보정의당 김지선·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 간 4자대결에서 허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4%로 안 후보(36.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조사는 노원병 유권자 1017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임의번호걸기) ARS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포인트다.

    3개 여론조사 모두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의 승부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철수 후보의 압승을 의심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다.

    안 후보의 압승을 예고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JTBC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서울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자.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허준영 후보가 아니라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예상하고 실시한 여론조사이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은 35.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반면, 새누리당 이 전 비대위원의 지지율은 29.5%로 크게 뒤졌다.
    이어 민주당 이동섭 위원장 13.2%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9.2%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7%포인트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안 후보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일까?

    혹시 그동안 안 후보에게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있었다. 그것은 바로 민주통합당이 이 지역에 대해 무공천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를 배려해 ‘무공천’ 방침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안 후보에게는 독배(毒杯)가 되고 말았다.

    중도 성향의 안 후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도 폭넓은 지지를 받아 왔다.

    그런데 민주당이 안 후보를 배려해 무공천 방침을 굳히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들 대부분이 새누리당 후보 지지로 돌아섰고, 심지어 민주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민주당의 방침에 불만을 품고 허준영 후보를 지지하는 기현상을 초래하게 만든 것이다.

    안철수 후보 측 송호창 의원이나 김성식 전 의원이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것은 바로 이런 사태를 우려한 때문이었다.

    물론 민주당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무공천 방침이 ‘안철수 죽이기’가 되고 말았다.

    이런 난관을 안 후보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추호도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나아갈까? 아니면, 기존의 정치인들이 항상 그래왔듯이 승리하기 위해 변화된 모습을 보일까?

    그동안 안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줄곧 “정치공학적 단일화를 반대한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 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안 후보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의 대화는 얼마든지 환영”이라며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았다.

    허, 그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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