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 포퓰리즘’ 도를 넘어섰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04-24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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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일본 국회의원 168명이 23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집단 참배하는 등 ‘극우 포퓰리즘’이 도를 넘어섰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의원 규모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의 제례와 종전기념일인 8월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왔다.

    하지만 국내외 비난여론 등을 의식해 그 규모는 통상 50여명 안팎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는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데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일본 유신회 소속 보수 성향 의원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즉 일본이 우경화되고 있으며, 표를 의식한 일본 정치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포퓰리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본이 참회와 반성은커녕 침략전쟁 미화해 피해국민을 두 번 죽이는 몰염치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의 공물 봉헌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의 잇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발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을 더욱 자극해 외교 관계가 한층 더 냉각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특히 아베 총리의 인식이 문제다.

    그는 지난 23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관련, "침략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국가와 국가 간 관계에서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는가하면, 같은 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의 마루야마 카즈야(丸山和也) 의원이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에 대해 "멀지 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 정책의 잘못"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등 3가지를 들어 "애매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하는 것은 안일주의이며 역사적 가치가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그러한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적극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게 정말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 발언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우리나라 여야 각 정당이 24일 일본 정치인들의 이 같은 태도를 규탄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상일 대변인은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 일본 아베 정권을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안을 당장 채택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이한구 원내대표가 민주통합당과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남경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도 "일본의 노골적인 군국주의 회귀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행동으로 강하게 규탄한다"며 "일본의 노골적인 군국주의 회귀와 제국주의 야욕 행태에 대해 용납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본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성큼성큼 우경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장기적 안목으로 대처하지 않고, 일회성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일본의 우경화를 저지하지 못해 동아시아 정세가 불안해 질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단호하고도 엄중한 경고다.

    일본의 도발을 우리 정부가 저지하지 못할 경우 동아시아의 평화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그릇처럼 위태롭게 될 것이다.

    모쪽록 일본 우경화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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