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민주당의 위기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06-02 1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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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의 경우,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최근 안철수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2일 재보선이 예상되는 지역은 ▲인천 서ㆍ강화을(새누리 안덕수) ▲경기 수원 권선(민주 신장용) ▲경기 평택을(새누리 이재영) ▲충남 서산ㆍ태안(새누리 성완종) ▲경북 포항남ㆍ울릉(무소속 김형태) ▲경북 구미갑(새누리 심학봉) ▲경남 합천ㆍ의령ㆍ함안(새누리 조현룡) ▲전남 나주ㆍ화순(민주 배기운) ▲전북 전주ㆍ완산을(민주 이상직)등 9곳이다. 서울 서대문을(새누리 정두언)의 경우는 10월 재보선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전통 텃밭인 영남권에서 실시되는 3곳은 새누리당 승리가 점쳐지고 있으며, 최근 새누리당 강세가 이어지는 충청권 1곳 역시 새누리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기대할 수 있는 곳은 민주당 전통 텃밭인 호남권 2곳과 인천 1곳, 경기 2곳 등 수도권지역 3곳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선 인천서ㆍ강화을과 경기 평택을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승리했던 지역이어서 쉽지 않다.

    더구나 민주당이 승리했던 경기 수원 권선 지역구의 경우도 안철수 세력의 도전이 예상되는데다가 호남 2곳 역시 안철수 세력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만일 이들 지역구에서 안철수 세력이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전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더욱 참혹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31일 만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신당’ 후보간 3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과 안철수신당 후보들이 팽팽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양당 후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 “만약 내년 6월 시·도지사를 뽑는 광역단체장선거가 새누리당 후보·민주당 후보·안철수신당 후보 3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 38.6%, 안철수신당 34.0%, 민주당 11.7%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15.8%였다.

    특히 지역별로 볼 때, 안철수신당은 호남에서 48.0%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이던 호남에서 30.9%를 얻는데 그쳤다. 특히 수도권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9.2%로 매우 맞았다.

    현재의 정당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새누리당이 42.1%의 지지율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반면, 민주당은 14.9%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제1야당의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의 반토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안철수 신당이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지난 5.4전당대회에서 당명을 개정하고 새 지도부까지 선출한 민주당의 현주소인 것이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8%p다.

    만일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로 이뤄진다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는 동시에 공중분해 되고 말 것이다.

    물론 양비론을 내세워 여도 야도 아닌 중간지대를 설정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아직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어서 실제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를 앞설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어찌됐든 민주당에 국민들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이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선후보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들의 입지를 스스로 초라하게 만들었듯이 이번 역시 민주당이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히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민주당이 서울 노원병에 지레 겁먹고 안철수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맥 빠진 모습을 보인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런 제1야당의 나약한 모습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지지를 보낼 리 없기 때문이다.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선 민주당의 대오각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장담하건데, 만일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 운운하면서 끝까지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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