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념교육, 이대로 좋은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06-17 15: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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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긴 한숨을 쏟아냈다.


    ▲ 편집국장 고하승
    최근 한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 결과에서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25를 '북침(北侵)'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역사는 민족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데 있어 각자의 철학에 따라 교육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교사의 특징이나 갖고 있는 장점에 따라 다양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신문과 진학사는 지난 10일 전국 고등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가히 충격적이었다. 국내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무려 7명이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답자의 69%(349명)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 모두 한국전쟁의 발발 형태를 ‘남침’으로 명시하고 있는데도, 정작 학생들은 북침(北侵)과 남침(南侵)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이것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가져야 할 기본 가치와 애국심을 흔들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희생을 왜곡시킨 것으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 교육현장에서 이 교육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우리 청소년들의 연사인식이 이런 정도라면, 이는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일 게다. 따라서 이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최근 일부 교사들의 이른바 '정치 편향 수업'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학교뿐 아니라 학원에서의 수업도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고 한다.
    실제 올해 초 인천의 한 학생이 시민단체에 신고한 역사 수업 장면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였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나오는가 하면, 온라인에 공개된 일부 교사들의 정치 편향 수업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부터 북한 핵 문제까지 주제도 다양했다.
    그런데 한 고등학교 교사가 “북한이 핵실험 했다고 난리이지, 북한은 핵 가지면 안되나, 북한이 핵을 가지지 말라고 하는 나라들은 핵이 없나”라며 북핵 보유를 사실상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교사가 6.25에 대해 남침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교육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교육계까지 파고든 '이념의 강요'에 학생들이 멍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현장인 학교가 진보와 보수 격돌의 장이 되는 것도 문제다. 비근한 일례로 서울시내 교육 실태를 살펴보자.
    우선 서울형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진보와 보수가 또다시 충돌했다.
    진보성향 교육의원이 포진한 서울시의회는 교육감이 마음대로 혁신학교 지정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안을 들고 나왔고,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생인권위원회는 두발 지도 등으로 학생 인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시교육청에 권고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두 사안에 대해 ‘법대로’를 외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니 교육 일선인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교육계만큼은 이념에 물들이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정부 체제를 흔드는 과도한 편향 수업은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도 “교장 선생님이 강력한 수업 리더십을 발휘해서 건강한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지 않았는가.
    모쪼록 이번 기회에 학교 이념 교육을 정상화하고, 이념편향 수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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