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신당’ 여론조사의 의미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08-26 15: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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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단일화나 야권연대 없이 독자세력으로 선거에 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실상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반드시 ‘안철수신당’후보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러면 신당의 지지율은 얼마나 될까?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1일 전국 성인남녀 99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록 여당인 새누리당보다는 조금 낮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보다는 월등하게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재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35.0%, 민주당 23.1%, 통합진보당 6.5%, 정의당 2.2%순으로 나타났으며, 무당층은 33.2%로 집계됐으나,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신당이 25.5%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1위인 32.1%의 새누리당과 비교할 때 그 차이가 6.6%p에 불과한 것이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1%p인 점을 감안 할 때, 사실상 양당 지지율의 격차는 오차범위를 조금 벗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새누리당과 신당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 지지율은 16.7%에 그쳤다. 아주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이 조사에서 무당층은 19.9%로 이전 조사 때보다 13.3% 포인트 줄었다. 결국 현재 무당층으로 남아 있는 유권자 대부분이 안철수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작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느냐’는질문에 ‘제1야당인 민주당을 대체할 대안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응답은 28.4%에 불과했다.


    반면 과반이 넘는 52.5%가 ‘그동안의 정치력을 볼 때 별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인 응답을 했다. 여기에서 무응답층이 19.1%인데,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신당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사실상 안철수신당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 국민이 60%를 상회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신당이 탄생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을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당이 잘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한 유


    권자들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신당이 창당되면 현재의 지지율 35.0%에서 32.1%로 2.9%p가 떨어진다.


    비록 그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그다지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신당이 창당될 경우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들 가운데 일부가 등을 돌린다는 사실 만큼은 부인할 수 없게됐다.


    민주당의 경우는 더욱 참담하다. 신당이 창당될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현재의 23.1%에서 16.7%로 무려 6.4%p나 떨어진다. 그 격차가 오차범위를 벗어날 만큼 크다.


    이는 야권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언제든 등을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성하고, 좀 더 세밀하게 민생을 살피는 정당의 모습을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장외투쟁으로 민심을 짜증스럽게 하는 민주당의 반성이 절실하다.


    안철수 세력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가장 많은 반성을 해야 할 세력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이 아니라 안철수 진영일지도 모른다.


    제1야당을 뛰어 넘는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민 절반 이상이 안철수신당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모쪼록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진영 모두 이런 여론조사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려하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각 정당이 모두 국민들 앞에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장담하건데 이 경고를 무시한 정당은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오는 10월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결코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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