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 이어 전남-광주도 위기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12-05 15: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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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통 텃밭 가운데 하나인 전라북도에 이른바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바람이 확산되어 전라남도와 광주시에도 ‘안철수 신당’ 징후가 예사롭지 않다. 호남 전체가 사실상 ‘안철수 신당’이라는 태풍권내에 들어 선 셈이다.

    먼저 안철수 신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북지역의 경우를 보자.

    신당 창당으로 전통적인 지지정당인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칫 수십년 지속돼 온 민주당 독점 구도를 흔들면서 전북지역 지지율 1위의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과 당원들의 탈당 및 안철수 신당 합류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미 배승철 전북도의회 부의장, 유창희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이학노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이만수 전 군산시의회 의장, 김종식 군산시의회 부의장 등 민주당과 연을 맺었던 정치인들이 신당 행을 택했다.

    특히 조배숙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신당 후보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공식화 한마당이다.

    현직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신당 행을 고심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민주당 탈당러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미 전북 지역은 더 이상 ‘민주당 텃밭’이 아닌 것이다.

    '민주당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던 전북의 정치 지형이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양당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정당지지도가 안철수신당 34.4%, 민주당 27.6%로 양당 지지율 격차가 무려 7.2%포인트에 달했다.

    그런데 이제 안풍이 전북을 넘어 전남과 광주 등 호남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5일 윈지코리아컨설팅(대표 이근형)에 따르면, 광주시장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민주당 강운태 현 시장이 맞붙을 경우 강운태 시장은 25.8%, 장하성 교수는 41.2%로 두 후보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민주당에서 이용섭 의원이 시장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이용섭 의원 33.6%, 장하성 교수 37.4%로 장 교수가 비록 오차범위 내이지만 근소하게라도 앞섰다.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에서 이낙연 의원이 후보로 나서고 안철수 신당에서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나설 경우, 이 의원은 38.3%, 이전 군수는 38.5%로 역시 오차범위 내이지만 신당 후보인 이석형 전 군수가 미미한 차이로 앞섰다.

    광주와 전남 지역의 정당 지지도 역시 안철수 신당이 앞서고 있다.

    실제 광주지역의 정당의 지지도는 안철수신당 33.2%, 민주당 25.7%, 새누리당 12.6%, 통합진보당 3.3%, 진보정의당 2.8%, 기타정당 5.5%, 무당파 16.9%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남지역에서는 안철수신당 36.4%, 민주당 36.2%, 새누리당 12.7%, 통합진보당 2.9%, 진보정의당 1.5%, 기타정당 4.0%, 무당파 6.3% 순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성인남녀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전북만 위태로운 것이 아니라 광주와 전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선거에서 신당에 지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그 호언장담도 허풍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민주당은 궤멸될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은 단기필마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눈치를 보느라 당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보지도 못한 채 참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같은 모양새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야권 분열’이라며 엄중질책하기는커녕, 야권연대를 기대하며 꼬리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수십명의 국회의원을 거느린 정당이 1인 정당에 지나지 않는 신당에 지나치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니 국민들이 그런 정당을 어찌 믿고 지지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이 지방선거 이후에도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이제는 제발 제1야당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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