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특검타령’ 지겹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3-12-19 15: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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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국방부가 지난해 대선 당시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모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직위해제하고 요원 10명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이들이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에 대응하고 정책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대선에 개입했거나 국정원과 연계된 사실은 없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육군 소장)은 19일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댓글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심리전 단장은 NLL, 천안함 폭침, 제주 해군기지 등과 같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대응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 범위를 일탈해 '대응작전간 정치적 표현도 주저마라'는 등 과도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백 본부장은 또 "사이버심리전 단장 본인도 인터넷 계정에 정치관련 글 351건을 게시하면서 이를 다른 요원이 대응작전간 활용하도록 유도했고, 수사가 시작되자 작전보안 차원에서 서버에 저장된 관련자료 등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전단 요원들은 단장으로부터 지시된 모든 작전을 정상적인 임무로 인식, SNS,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모두 28만6000여 건을 게시했고, 이중 정치관련 글은 1만5000여건으로 분류됐다.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을 언급해 옹호 및 비판한 것은 2100여 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현직 사이버사 사령관이 심리전 단장에게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관여 행위를 예방하지 못하고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마저 면하는 것은 아니다.

    전현직 사령관들이 NLL 등 특정사안에 대해 심리전 대응작전결과 보고 시 정치관련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방부의 조사결과 발표는 일반 국민의 예상과도 크게 빗나가지 않아는 것이다.

    이명박정부가 MB와 늘 대립각을 세워왔던 박근혜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했다고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동안 국정원이나 국방부 직원들이 정치적인 글을 올린 것은 정부차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여야 대선 후보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임의대로 올렸을 것이라는 취지의 칼럼을 수차에 걸쳐 게재한 바 있다.

    물론 그 행위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공무원이 그렇게 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무원 개개인의 잘못을 국가기관 전체의 잘못인양 확대하고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야당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야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날 수사결과 발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김관진 국방부장관 사퇴와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과 당내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결과는 거짓"이라며 "즉각적인 국방부장관의 사퇴와 특별검사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이미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에 불과하다. 청와대에 직보했다는 문건까지 나왔다고 하니 필요하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시급하게 범죄의 전모를 철저하게 밝혀내고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논평에서 "뭐라고 반박할 가치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말"이라며 "이 정권은 국민을 대체 어떻게 여기고 있는가. 말도 안 되는 결론을 국민들 보라고 내놓은 국방부의 꼴사나운 발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연대를 이루었던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이 다시 ‘연대’를 한 것 같은 모습이다.

    이제는 정말 ‘특검’의 ‘특’자 소리만 들어도 지겹다. 대체 언제까지 ‘특검타령’을 하려는 것인가.

    지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4%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1년 때의 22%와 이명박 대통령의 3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약 40%, 민주당이 약 20%로 1년간 큰 변동이 없는데, 안철수 신당을 포함할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13%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통진당과 정의당은 아예 1%대 아니면 2%대로 그 존재감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생문제로 갈 길도 바쁜데 ‘특검타령’만 해대니 국민들이 외면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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