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야스쿠니 신사 참배' 아베 비난

    청와대/외교 / 민장홍 기자 / 2013-12-31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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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사 상처 헤집어 국민 감정 악화시키는 행동 없길"
    [시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사의 상처를 헤집어 국가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감정을 악화시키는 행동도 없었으면 한다"며 사실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오천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 간에도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기준, 인류사회의 양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 나라가 아무리 경제력이 크고 부강하다 하더라도 결코 일류국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아베 총리가 주변 국가의 반응 보다 자국내 지지 세력을 고려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확고한 입장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일류국가 또는 일등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그러나 일류와 일등은 비슷해 보여도 엄연히 다르다고 본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등은 경쟁에서 남을 이겨서 순위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지만 일류는 최고의 품격과 질을 갖추는 것"이라며 "아무리 일등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헤아리지 못하고 공동체의 보편적인 가치와 이익에 맞는 길을 가지 않으면 결코 일류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아베 정부를 직접적으로 업급하지 않았지만, '일류국가'와 '일등국가'의 차이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아베 정부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본이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책임과 침략의 역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단순 경제력만으로 '일등국가'는 될 수 있지만 주변국의 존경과 신뢰 없는 '일류국가'는 결코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 이해를 바탕으로 과거사 문제를 직시한다는 내용을 전제로 양국간에 신뢰가 쌓이면 공동번영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안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박 대통령의 제안을 아베 총리가 신사참배 강행으로 화답하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확고한 입장을 표명한 만큼 일본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한 한일관계는 상당기간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장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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