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검찰이 KT ENS 매출 채권을 이용한 대출사기 혐의로 KT ENS 간부·협력업체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협력업체에 허위 매출 서류를 작성해주고 이를 담보로 사기대출을 받도록 도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등)로 KT ENS 시스템영업본부 김 모 부장(52)을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또 KT ENS의 허위 매출채권을 이용해 거액의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아이지일렉콤 오 모 대표(41)와 컬트모바일 김 모 대표(42)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은 지난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KT ENS(전 KT네트웍스) 대표이사 명의의 사문서 등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16개 은행으로부터 463차례에 걸쳐 모두 1조8335억1475만여원을 부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 부장은 KT ENS의 대표이사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 등 발주서와 물품납품인수확인서, 매출채권양도승낙서 등을 위조해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건넨 뒤 대출금의 일부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오 대표 등은 각각 협력업체 명의로 공급자용 세금계산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각각의 가공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인 '세븐스타'에 양도하고 사실상 유령회사나 다름없는 '세븐스타'를 차주로 내세워 대출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오 대표는 이같은 수법으로 2009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9개 은행으로부터 1조1248억9036만여원, 김 대표는 2009년 12월~2013년 12월 8개 은행으로부터 2322억3782만여원을 각각 김 부장과 공모해 사기대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적발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은 2007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납품 및 대금결제 등과 관련한 편의를 봐준 대가로 엔에스쏘올 전 모 대표로부터 모두 1억2280만원을 수수했다.

또 매출채권 등을 위조해준 대가로 엔에스쏘올 명의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2009년 11월~2014년 2월 총 900차례에 걸쳐 6220만여원을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과 협력업체 대표의 전체 대출사기 규모는 1조8000억원대에 달하고 현재 미상환금액은 3000억여원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부장과 대출 사기를 공모한 나머지 협력업체 대표들에 대해서도 혐의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KT ENS 대출 사기사기 사건 관련 수사 대상자 가운데 2명을 구속 수사 중이며 3명은 증거보강 후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민장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