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광진구 능동, 중곡3동, 화양동 일대에 자투리땅 주차장 조성사업과 그린파킹 조성사업을 통해 확보된 주차장의 모습. 이전보다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
[시민일보=박기성 기자]서울의 주차난은 심각하다. 서울의 인구는 저출산과 타 도시로의 전출 때문에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1가구 2차량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차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차량은 늘었지만 주차장 부지로 활용할 땅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그나마 있는 주차장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주차장 부지에 건물을 세워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을 위해 새로운 주차장을 만드는데는 면당 수 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돈이 있다고 해도 서울 시내에서 넓은 땅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주차장이 아닌 곳에 주차했다가 차량이 파손되거나 교통 흐름을 방해해 과태료를 물어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하는 일도 흔하다. 서울 광진구는 이러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 광진구의 주차장 현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구는 지역내 주차장 문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7월 ‘2013 주차장 수급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주차장법에 따른 주차시설은 물론이고 자동차가 주차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항목은 주차장의 ▲형태 ▲위치 ▲운영주체 ▲운영시간 ▲요금 ▲시간대별 주차장 이용률 등 주차장 전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조사결과 광진구에는 총 1만8470개의 주차장에 11만5746대가 주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8.2%는 주택, 35.8%가 일반건축물의 부설주차장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동별로 살펴보면 구의3동의 주차장이 1만4059면으로 가장 많고 중곡1동이 4123면으로 가장 적었다. 2011년에 실시한 수급실태조사와 비교하면 주차장의 수는 741곳이 줄었지만 주차면수는 오히려 5402면이 늘었다. 이는 그동안 재개발 등으로 여러개의 지번이 하나로 합쳐져 개발되는 과정에서 수가 줄어들고 신축·증축된 건물의 부설주차장이 생기면서 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진구의 전체 주차가능면수는 11만5746면인데 등록된 자동차의 수는 9만5244대로 주차장 확보율이 121.5%에 달한다. 이런 주차장 확보율에도 불구하고 주차와 관련된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확보된 주차장이 대부분 건축물 부설주차장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부설주차장의 경우 실제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지만 대형 상가 등의 부설주차장은 거주민이 아니라 해당 시설 방문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차장이기 때문에 체감주차장 확보율이 낮은 편이다. 실제로 일반건축물 부설주차장이 전체 주차면수 중 차지하는 비율이 35.8%인데 이를 제외한다면 광진구의 주차장 확보율은 85.7%에 불과하다. 구는 이런 주차장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주차장 확충정책'을 추진해왔다.
▲ 자투리땅 주차장 조성사업
이 사업은 토지소유주가 활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도심의 자투리땅을 주차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1년 이상 주차장으로 개방할 수 있고 면당 200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는 땅이다. 토지주가 구와 1년 이상 땅을 임대하는 협약을 체결하면 구는 잔디블록이나 아스팔트로 바닥을 포장하고 주차선을 긋는 등의 주차장 조성공사를 무료로 실시한다. 이렇게 조성된 주차장의 관리는 광진구 시설관리공단에서 맡게 되고 '거주자우선 주차장'으로 지정해 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주차장의 이용료는 면당 월 5만원이다.
자신의 땅을 주차장으로 개방한 토지주는 주차장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전액 지금받거나 재산세 전액을 감면받는 인센티브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놀던 땅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주차난을 해소하고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구가 직접 토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공사비와 토지구입비를 합쳐 면당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 방식은 200만원이면 1면의 주차공간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그린파킹 조성사업
주차할 만한 크기의 공간이 있어도 담장과 대문으로 공간이 나뉘면 해당 공간에는 주차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그린파킹 사업'은 이런 경우에 담장과 대문을 허물어 주차장을 만들고 여유공간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만성적인 주탁가의 주차난을 해소하는 한편 녹지 조성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담장을 허물고 주택에 가깝게 주차하면 도로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보행자가 더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장점이 있다. 구는 2012년 49가구의 담장을 허물어 104면의 주차공간을 조성했다. 여기에 들어간 총비용은 3억7000여만원이다. 이는 면당 900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토지매입방식으로 주차장을 만들 때 면당 비용이 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0% 수준이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담장과 대문을 철거하면 거주하는 주민들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방범창이나 폐쇄회로(CC)TV 등의 방범시설을 설치해준다. 한편 이와 별도로 주차장을 조성하고 남은 공간에는 화단을 조성하는 조경공사도 함께 실시한다.
구는 이를 통해 골목길의 조경도 개선하고 건축물 부설 부차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거주자우선 주차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공유주차장 확보사업
광진구에는 지역에 등록된 차량에 비해 준비된 주차장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건축물 부설 주차장이기 때문에 해당 건축물의 상점을 이용하는 동안에만 사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나 대형 건축물의 주차장이 비어 있는 시간대에 인근 주민들에 개방하는 ‘건축물 부설주차장 개방’을 추진 중이다. 이는 3면 이상의 개방 가능한 부설주차장이 있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건물주와의 면담을 통해 2년 이상의 '주차장 개방 협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남아도는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인근 주민들에게 제공해 주차난을 해소하는 한편 건물주에게는 면당 월 2만~5만원의 주차료를 지급하고 필요할 경우 주차장 시설개선 공사비로 최대 2000만원 지원한다.
주차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주차장의 수가 아니라 실제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가용 주차장의 수다. 이 때문에 광진구는 주차장의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주차장을 주민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는 이런 노력을 통해 지역내 토지 소유주들에게는 혜택을 주고 주민들에게는 더 나은 주차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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