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국민의식으로 신속한 출동을

    기고 / 박천준 / 2014-04-29 16: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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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남부소방서 119구조대
    ▲박천준
    요즘 TV 속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 중 S방송국에서 방영중인 ‘심장이 뛴다’에서는 인기연예인들이 소방서를 찾아가 소방대원과 같이 생활하고 각종 화재, 구조, 구급현장으로 출동해 실제 상황 속에서 현장 활동에 뛰어들며 그 곳에서 일하는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이 프로그램은 최근 ‘소방차 길 터주기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28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절단된 환자를 구급차로 긴급 이송하는 모습이 방영된 뒤 답답한 우리의 현실을 바꿔보자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꽉 막힌 서울의 도로에서 환자를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려는 구급차와, 비켜달라는 구급차의 소리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갈 길만 가려고 꿈쩍도 하지 않는 차량, 심지어는 구급차 앞으로 끼어들기 까지 하는 차량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사는 이 곳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을 여실히 볼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자성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 이런 모습은 안타깝게도 단지 그 방송 한 회에서만 볼 수 있는 일회성 장면이 아니다. 현장으로 출동을 나가다 보면 이러한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할 정도로 심각하다. 옆 차로로 충분히 공간이 있음에도 비켜주지 않는 차량, 소방차는 본 채 만 채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사이렌이 울림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소방차를 빤히 쳐다보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심지어 소방차를 뒤따라 빨리 가려 소방차량 대열 사이에 끼어드는 차량도 있다. 이렇듯 한 예능프로에서 방송됐던 것 이상으로 현실은 더 비참하다.

    화재, 구조, 구급 등 긴급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신속한 초동대처가 중요하다.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5분의 짧은 시간이 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하여야 인명,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더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협소한 도로 상황, 불법주정차 차량 등 소방차의 출동을 방해하는 요소는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시 구획을 정비하고,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고, 교통신호 연동 및 제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제도적인 접근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소방차량에 대한 양보의식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그저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다 여기지 말고, 우리 가족, 우리이웃의 일이라 생각한다면 긴급 출동 중인 소방차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잠시 멈춰서고, 조금씩이나마 옆으로 비켜줄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사는 사회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한층 더 성숙한 국민 의식의 실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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