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조기에 수색성과 없어··· "빨리 돌아와" 외침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25일로 꼬박 40일째.
1주일, 2주일, 길어야 한 달이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던 구조수색 작업이 어느덧 두달째 이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끝없는 절망과 기다림에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법도 하지만 차디 찬 바다에 잠겨 있는 피붙이를 생각하면 1분1초도 넋을 놓을 수가 없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또 버텨보지만 2주일만에 다시 돌아온 소조기에도 이렇다할 수색성과가 나오지 않자 창자가 조각조각 끊어지는 단장(斷腸)의 아픔을 뜨거운 눈물로 달래며 밤을 지샌다.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하루에도 수 백번씩 요동치는 마음을 이겨내려 힘겨운 속앓이를 반복하고 있다"며 "정말이지 이젠 '혼자 남는 것 아니야'하는 두려움이 밀려든다"고 애끓는 심정을 전했다.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기 마련. 사망자가 288명으로 늘어나면서 실종자는 16명으로 줄어들었고 그러는 사이 발 디딜 틈없이 붐비던 팽목항과 체육관에도 '세월호 인파'가 크게 줄어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비오는 휴일이어선지 스산함마저 느껴진다.
빼곡히 들어섰던 자원봉사자 텐트도 여기저기 비었고 피해자 가족의 신변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투입됐던 경찰력도 3분의 1로 줄었다. 널따란 주차장에도 빈 공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함께 울고 손잡아주던 가족들, 말벗이 돼주던 이들이 떠날 때마다 빈 자리가 저희한테는 너무 크게 다가온다"며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기다려주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딸의 장례를 치른 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3차례나 진도로 내려온 고모(52)씨. 고씨도 잊혀짐이 두렵기만 하다. "실종자 가족들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잊혀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인내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남은 실종자는 16명. 가족들은 이들 모두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같은 염원을 풀기 위해 매일같이 사고해역에 나가 현장을 바라보며 "OO야∼, 집에 가자∼ 제발 빨리 와∼"라고 목청껏 외쳐대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원봉사자에 대한 고마움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사고 초기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하루 수 백명의 봉사자들이 급식에서 빨래, 주변 청소, 생필품 제공까지 도와주고 행여 잘못될까봐 심리상담에 건강검진까지 도움의 손길을 건네와 더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침몰 사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진도를 방문한 자원봉사자는 3만2000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가족의 마음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참여합시다'라는 활동수칙 아래 밤낮으로 희생자 가족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실종자 가족의 반응은 서운함이 역력하다. 때론 참다 못해 분노를 터트리기도 한다. 온 종일 수습 소식만 기다린다는 한 실종자 가족은 "범정부 대책본부 관계자들은 보고 받은 내용만 늘어놓는 수준이라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선체가 붕괴되고 부유물이 쌓인 상황에서도 이렇다할 대책이 없는데 대해서도 불만이 적잖았다. "선체 약화현상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제시하지 않고 우리가 요구를 해야 비로소 바꿔나가고 있다"는 게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이다.
한편 사고 해역에서는 지난 21일 오전 4층 중앙 좌측 통로에서 안산 단원고 여학생이 수습된 이후 소조기를 포함해 나흘동안 추가 수습이 없어 실종자수는 16명에 멈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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