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테마거리에 설치된 동의보감의 특장을 설명한 조형물의 모습. 이 외에 허준 동상, 동의보감 상징물 등의 조형물이 설치됐다.(사진제공=강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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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등 열매모양 의자엔 한약 효능 설명도
박물관엔 주요 사건들 터치스크린으로 소개
약갈기ㆍ약첩 싸보기 등 체험프로그램 마련
[시민일보=박기성 기자]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 일대는 <동의보감>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허준의 출생지다. 강서구는 이 곳에 허준 박물관을 조성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인근에 구암 허준공원을 조성, 허가바위의 명승지화 등을 추진했다. 이는 모두 강서구를 한국대표 한의학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구는 최근 동의보감과 허준을 상징하는 조형물, 일대기 등의 조형물을 설치해 주민들이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허준 테마거리'의 조성을 완료했다.
▲허준 테마거리
이 테마거리는 공진초·중학교 교차로부터 허준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인 양천로 55길에 조성됐다. 총 7억여원의 비용을 들어 300여m 구간에 조성된 이 거리는 허준과 <동의보감>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고 실제 한약재로 쓰이는 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등 허준과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허준의 애민사상과 <동의보감>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꾸며 강서구를 한의학 명소로 부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갖췄다.
테마거리의 도입부인 홈플러스~공진초등학교 구간에는 대형 <동의보감> 책자 모양의 안내판을 설치해 이곳이 허준을 기념하기 위한 테마거리임을 알리는 상징조형물로 삼았다. 이 곳에서는 테마거리의 의의와 구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테마거리의 중심부인 공진초등학교~공진중학교 구간에서는 허준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허준이 내의원 의관으로 일하던 시절과 광해군의 두창(천연두) 치료 등 허준이 겪은 주요 사건을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한 조형물과 허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또한 집필 당시 동양의 의학지식을 집대성하고 18세기까지 청나라, 일본에서도 간행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의학서인 <동의보감>의 집필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삽화 형식으로 연출한 이미지 조형물이 설치됐다.
마지막 구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동의보감>의 가치를 강조한 상징물로 구성돼 있다.
테마거리 전구간에는 실제 한약재의 원료로 쓰이는 이팝나무와 복자기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거리를 찾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한의학의 일부를 접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어울리는 다양한 꽃을 함께 심어 계절마다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테마 구간의 전체 길이는 총 300여m로 이용객들이 도보와 자전거를 활용해 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준 테마거리라는 콘셉트에 맞춰 새롭게 전면 포장했다. 이용 중에 쉬어갈 수 있도록 곳곳에 벤치를 마련했다. 벤치 중 매실, 대추, 자두 등 한의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열매의 모양으로 된 의자에는 <동의보감>에 수록된 각 열매의 효능을 새겨서 쉬는 동안에도 한의학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강서구는 김포·인천공항과 상대적으로 가깝고 지역내 외국인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대부분의 안내문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의 5개 국어로 표기했다.
▲허준박물관
허준 테마거리를 따라 걸으면 그 끝에 허준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테마거리를 걸으며 생긴 허준과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이곳에서 해소할 수 있다.
허준박물관은 2005년 허준의 학문적인 업적과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박물관으로 허준 관련 자료와 함께 조선시대의 내의원, 한의원 등을 재현한 곳이다. 이 박물관은 총 3개층으로 구성됐는데 1층은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2, 3층에 허준과 한의학에 관련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의 관람객은 최근 70만명을 넘기도 했다.
전시실은 허준 개인에 대한 조명으로 시작한다. 전시실에 들어가면 허준의 생애를 먼저 안내하고 있다.
허준이 겪은 주요 사건에 대해 소개한 연표에 이어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다양한 서적에서 허준이 언급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허준이 광해군의 두창을 치료한 사건은 그가 의원으로 중용되기 시작하는 중요한 사건인 만큼 홀로그램으로 관련 내용을 관람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원형으로 조성된 공간에서 <동의보감>의 5장인 ▲내경편 ▲외경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의 간략한 소개를 글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동의보감>을 포함해 허준이 집필한 다양한 의서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연도에 발간된 의서의 판본이 비치되어 있어 한의학의 숨결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전시실을 빠져나오면 실제로 한의학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의 실물을 볼 수 있는 약재실과 한약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약기, 십전대보탕 등의 대표적인 한약의 효능과 이 약들을 만드는 재료를 전시해두고 직접 약을 갈거나 약첩을 싸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약초원이 있다. 2층의 전시실을 돌아본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한약재로 쓰이는 식물 70여종을 심어둬 전시실에서 이름과 표본으로 접했던 약재의 실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측은 한의학과 약재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한의학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번 상반기에는 초등학교 1~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지약합 만들기 ▲<동의보감> 만들기 ▲약선다식 만들기 ▲북아트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열렸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공체조 등도 진행됐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방과자인 ‘구선왕도고’ 만들기 ▲총명환 만들기 ▲십장생 부채 만들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들도 상반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1~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회당 선착순 4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용 은 3만원이다.
허준박물관의 뒤편에는 허준의 가문인 양천 허씨의 시조인 허선균이 걸어나왔다는 전설이 있고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한 장소인 ‘허가바위’가 위치해 있다. 또 박물관 바로 옆에는 대한한의사협회가 위치해 있어 한의학 명소 중 한 곳으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구 관계자는 "강서구만의 차별화된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 허준 테마거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한방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며 "이 일대를 강서의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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