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추정할 단서를 놓친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 도마위에

    사건/사고 / 위종선 / 2014-07-22 17: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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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일보=위종선 기자]40여일 전 발견된 변사체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놓친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초동수사가 미흡해 시신이 발견된 지도 모른 채 대규모 병력(군경)을 동원해 유 전 회장을 추적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유병언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을 때 유품에 대한 조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유류품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류품을 왜 확인하지 않았나'라는 질의에 "유감스러운 부분"이라며 "시신이 입고 있었던 옷에서 유 전 회장의 계열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스쿠알렌과 천 가방 안쪽에 유씨가 쓴 책의 제목과 같은 '꿈 같은 사랑'이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몰랐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국과수에서 DNA가) 확인되고 나서야 (유씨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겨울 점퍼나 신발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고급품이라는 것을 간과했다. 그때 긴급하게 의뢰 했어야 한다. 결과가 빨리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경찰이 이처럼 단순한 변사체로 치부해 당시 유 전 회장의 시신으로 추정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을 놓치면서 검찰을 비롯해 군과 경찰은 유 전 회장을 붙잡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추적을 벌였다.

    오히려 국과수에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신원 확인 요청 결과를 경찰이 기다리는 사이 시신이 발견된 현장은 40여일동안 방치되면서 사망원인을 찾기 위한 귀중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사건 현장이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송치재 별장을 중심으로 용의지역을 선정해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학구삼거리 등 5개소에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했고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해 송치재 주변을 55회에 걸쳐 정밀 수색했다.

    또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곳에 대해 수색을 실시했지만 유 전 회장을 찾아내지 못했고 시민의 신고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서야 발견 지점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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