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장마철 산사태 예방ㆍ대비 훈련 만전

    기획/시리즈 / 박기성 / 2014-07-23 14: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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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괴위험 사면ㆍ계곡마다 흙막이… '진흙 쓰나미' 원천 봉쇄
    ▲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현장을 관계자가 직접 방문해 현장점검 중인 모습.(사진제공=강서구청)
    지난해 산사태 '0건'… 예방시설 배치 효과
    2년간 24억 투입… 사면 녹화작업도 벌여
    매뉴얼 25개분야 개선ㆍ점검…모의훈련도

    [시민일보=박기성 기자]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에는 주민들의 주요 생활권에 봉제산·개화산 등의 크고 작은 산이 가까이 있어 항상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특히 여름철에 집중호우와 태풍·장마 등으로 기상이 악화되면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은 더 커진다.

    실제 2010년에는 4건, 2011년에는 3건의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구는 이런 지역 여건에서 산사태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속적인 예방사업을 펼쳐 2012년에는 1건의 산사태만 발생하고, 2013년에는 산사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냈다.
    이는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절개지 등의 취약지역에 예방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배수로를 만드는 등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을 꾸준히 설치해왔기 때문이다. 구는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인근 주민들과 함께 위험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해왔다.

    한편 산사태 관련 정보를 주민들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피해를 예방해왔다.

    ▲산사태 예방시설 설치
    산사태는 자연재해인 만큼 완벽하게 막을 순 없지만 예방 시설을 통해 발생빈도를 낮추거나 피해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구는 최근 2년간 24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도심 생활권을 중심으로 산사태 예방시설을 설치해왔다.

    주택가 인근의 7개산 36곳의 사면·계곡수로에 골막이·낙석방지 시설 등의 설치 공사를 진행해 지난달 초 공사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산림사면 정비, 계류보전에 초점을 맞춰 까치산·개화산의 붕괴할 위험성이 큰 사면 10곳에 조경석, 옹벽, 격자블록을 설치하고 사면녹화작업을 실시했다. 궁산·봉제산의 8곳에는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거나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골막이, 기슭막이, 흙막이 시설을 설치했다.

    이들 시설은 산사태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지난 1월 관련 분야 전문가, 관계부처 공무원,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위원회’가 실시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선정된 취약지역에 설치됐다.

    ▲산사태 위험 정보의 신속한 전달
    구는 산사태 위험징후가 나타날 경우 실시간으로 인근 지역 주민들에 위험상황을 알리는 산사태 예·경보 시스템을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전달해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구는 ‘산사태 재난상황 판단회의’에서 산사태 위험상황을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개 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토대로 산사태 위험 예·경보 발령을 결정한다.

    경보를 발령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결정되면 즉시 인근 주민들 중 휴대폰 문자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주민에 한해 메시지를 발송하고 안내방송을 실시해 관련 내용을 전파하게 된다. 전파대상 지역은 주택에 인접한 산사태 취약지역 16곳과 급경사지역 등 6곳으로 총 22곳이다.

    구는 지난달 11일 예·경보 시스템을 점검하고 실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산사태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인근지역 주민들이 참여한 이 훈련을 통해 경보 발령과 휴대폰 문자메시지 수신여부, 대피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등 산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매뉴얼 개선
    실제로 산사태 등의 재난이 발생할 경우 담당자들은 비상상황을 가정해 만든 매뉴얼을 바탕으로 대처에 나서게 된다.

    이런 경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 매뉴얼에 따르는 것이 오히려 사고를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고 현장대응능력을 향상시키며 체계적인 상황 관리를 위해서는 매뉴얼을 수시로 개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구는 그동안 이러한 작업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구는 올해 다양한 재난과 사고에 대비해 총 25개 분야의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이 매뉴얼은 수방기간, 조사·복구 관련 내용, 사고예방 등 시기와 상황에 맞게 역할과 임무를 부여하고 구체적인 근무방법과 임무 등이 수록되어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초기대응을 신속히 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상 시나리오도 만들어져 있다. 이에따라 위험상황을 ▲산사태 주의보 ▲산사태 경보 ▲산사태 피해 발생 ▲대응 및 복구 단계로 구분해 단계별로 상황에 맞는 조치사항을 알려 신속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아무리 매뉴얼이 완벽하게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실제 상황에서 매뉴얼에 수록된 내용을 모르거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만큼 구는 매뉴얼의 내용을 숙지하고 개인별로 담당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모의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훈련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즉시 보완할 방침이다.

    ▲안전점검 강화
    예방설비를 잘 갖춰도 설비상태를 확인하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점검이 필수적이다.

    구는 지반이 약해져 특히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해빙기·우기·우기 직후의 시기마다 자체적인 점검반을 편성해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산사태에 대비한 안전점검은 ▲흐르는 물 때문에 땅이 침식되는 세굴현상의 발생 여부 ▲경사면에 균열이 발생했거나 흙이 유출됐는지 ▲절개지에서의 낙석이나 절벽의 균열 발생 여부 ▲설치된 배수로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등이다.

    점검결과 발견된 가벼운 내용은 현장에서 즉시 조치하고 조치가 어려울 경우 방수포를 설치해 더이상의 침식을 막는 등의 긴급안전조치를 한 후 추후 정비를 실시한다.

    이외에 지역별로 돌봄공무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돌봄공무원은 배정받은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실제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상황을 전파하고 주민들의 대피를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응급조치와 복구활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최근 산사태는 대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집중호우가 잦은 여름철에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만큼 취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특히 재난은 사후처방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만큼, 산사태 취약지역에 대한 조기진단과 발빠른 조치로 예방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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