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아직도 ‘투쟁정당’ 인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4-08-12 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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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동반상승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전주보다 3.0%p 상승한 49.5%를 기록해 50%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3%p 하락한 43.7%에 그쳤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2.0%p 상승한 45.6%를 기록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4%p 하락한 25.8%를 기록하며 양당 격차는 19.8%p로 크게 벌어졌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지지율이 9.1%p나 폭락한 42.6%를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다.

    차기 대권후보 선호도 역시 그동안 줄곧 선두를 지키던 새정치연합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하락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어야만 했다.

    실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7%p 상승한 16.2%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박원순 시장이 0.8%p 하락한 15.4%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새정치연합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의 모습이 아니라 ‘투쟁정당’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에 대한 당내 반발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간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발판으로 강성 이미지를 벗고 유연성을 가미한 '타협의 정치'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도출된 결론은 '추인 불가'였다.

    문제는 야당의 비상체제가 '세월호법'에 걸려 휘청거리면서 당의 절체절명 과제인 혁신을 추진할 동력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즉 박 위원장의 리더십만 상처를 입는 게 아니라 새정치연합 혁신에도 치명상을 입었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치가 국민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 잘 살라고 있는 게 아닌데 지금 과연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자문해 봐야 될 때"라며 정치권을 향해 포문을 연 것도 사실상 새정치연합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것(국회의 법안처리 지연)을 전부 정부 탓으로 돌릴 것이냐"며 "정치권 전체가 책임을 질 일"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박 대통령은 ‘야당’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 지연이 야당의 반대 때문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사실상 야당을 강하게 성토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지적은 상당수의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국가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야당이 사실상 정치투쟁에만 집착하는 탓에 이런 시급한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이로 인해 결국 국민들, 특히 서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도 '세월호·정권심판'을 구호로 내세운 새정치연합은 '민생·경제'를 앞세운 새누리당에 완패한 것이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한 것은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의원과 정동영 상임고문 등 당내 강경파의 요구에 굴복해 합의를 번복하고 다시 ‘투쟁정당’으로 나아가겠다니 걱정이다.

    국민은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참패한 것은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즉 새누리당이 그다지 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완패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되레 투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으니, 어찌 걱정스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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