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박기성 기자]수천억원대 판돈이 오가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폭력배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2400억원 상당의 도박장을 운영한 김 모씨(33) 등 운영진 4명을 도박장소 개설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62명을 상습도박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천 식구파', '포항 시내파', '수원 남문파' 등 전국 5개 폭력조직원들로,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국내 각 지역에 '부 본사', '콜센터', '총판·매장' 등 하부조직을 두는 수법으로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도박회원 2300여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202개 대포통장을 이용해 회원들이 게임머니를 충전하거나 환전할 때 배팅한 판돈의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그 수익금 중 일부를 하부 조직과 나눴다.

'포항 시내파' 조직원 이 모씨(43)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박으로 얻은 수익금에서 10%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환전하는 방식으로 총 141회에 걸쳐 1억12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처럼 이들은 2012년 6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수료 명목으로 판돈 일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삼성동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콜센터 등으로 위장하고 자신들의 범행을 숨겼다.

특히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고자 수시로 인터넷 주소를 바꾸며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지만 신규 회원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