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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 치러질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어수선하다.
새정치연합의 ‘당권ㆍ대권 분리론’은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것으로 박지원 비대위원이 가장 적극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여기에 손학규계와 486 의원들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사실상 전대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 친노 문재인 비대위원과 범친노 정세균계 등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갈등전선이 너무나 명확해 이러다 새정치연합이 둘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당권-대권분리론이 분당과 신당의 뇌관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갈등은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당시에도 나타났었다.
당시 서청원 후보는 김무성 후보를 겨냥 “그 양반 언행을 죽 봐라. 당권에 도전하는 것인지, 대권에 도전하는 것인지. 역대 어느 정권을 봐도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정권 초에 당권을 디딤돌로 삼은 경우가 없었다”며 김 후보에게 '대권 포기 선언'을 촉구했었다.
그러면서 서 후보는 "만약 이번 당권에서 순수하게 박 대통령만 돕겠다고 생각하고 2017년 대통령 후보를 포기한다고 분명히 선언하면 나도 당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었다.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서 후보의 이런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에 따른 갈등양상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정치권 일각에서 새정치연합의 당권대권분리론에 따른 갈등이 전대 이후 봉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런 여당의 전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하기에는 새정치연합의 당내 갈등양상이 너무나 심상치 않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 "새정치민주연합은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 실패해 10년째 야당을 하고 있다"며 "차기에는 반드시 집권을 해야 되는데, 당권과 대권의 분리가 승리에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손학규 전 대표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훌륭한 대통령 후보감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정치권으로 돌아와 정권 교체에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손학규 고문을 끌어들여 범비노 연합전선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니나 다를까, 손학규계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양승조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것이 맞다”며 박지원 비대위원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대선주자가 당 대표를 하면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특정 인물에게 모든 시선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486 운동권 출신의 우상호 의원이 가세했다.
그는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대표 선출 이후 다른 계파의 오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안철수 같은 분이 대표가 된 후 단수(單數) 지지율이 된 것을 보면서 대권 주자를 당 대표로 만들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친노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이 같은 당권대권 분리 요구를 일축해 버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김성곤 준비위원장은 “대선이 3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미래를 예단해 대선후보는 당권에 나오지 말라는 말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비대위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는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문 의원이 당을 장악할 경우에는 결국 당이 쪼개지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것이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선출됐음에도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지 않는데, 왜 새정치연합은 분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일까?
여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존재감이 김 대표로 하여금 독단적인 행보를 할 수 없도록 견제해 주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친노세력이 독주할 경우 그 누구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나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결국 비노 세력이 이탈하고 신당 창당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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