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7일 서울 동작구가 '서울형 도시재생시범사업' 공모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대학과 연계해 '주민과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마을 보물찾기' 프로그램을 실시, 상도4동 일대 지도를 제작했다. (사진제공=동작구청) |
마을공동체 12개… 주민참여활동은 활발
區, 동네리더와 도시재생 사업계획 논의
구의회서 '주거… 정비구역 지정안' 결의도
[시민일보=고수현 기자] 서울 동작구(구청장 이창우)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에 소외되고 노후화된 건물이 즐비한 '성대골'을 대상으로 지역특색을 살린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작구는 성대골로 불리는 상도4동 일대를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으로 만들고자 생활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작구에 따르면 성대골(상도4동)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사업체도 최근 5년간 줄어들고 있다(증감률 -0.35%). 게다가 전체 건축물의 65.87%가 20년 이상된 건축물일 만큼 노후화가 진행됐다.
이런 악조건과는 달리 성대골은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마을공동체의 활동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인구 2만900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활성화된 마을공동체만 12개에 이른다. 또 주민이 주도해 만든 ‘성대골 어린이도서관’과 지역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 ‘마을카페 사이시옷’, ‘우리동네 마을상담센터’ 등 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상도동은 제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30년 전과 변화가 없다”며 "그렇다고 획일적인 관 주도의 개발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도시재생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동작구는 성대골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주민들과 힘을 합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서울시가 실시하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여한다.
앞서 서울시가 밝힌 도시재생사업을 살펴보면 지역의 특색을 살려 낙후된 근린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기존 국토계획이 건축물을 허물고 다시 아파트를 짓는 도시개발 방식이었다면, 도시재생사업은 기존의 건축물은 유지하면서 기반시설을 만들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동남·서남·동북·동북·서북권 등 4개 권역별로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시범 지구를 공모하고 있다. 선정된 시범지구에 대해서는 사업별로 100억원내에서 90%를 분담해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는 상도4동의 도시재생사업 시범지역 선정을 추진해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최근 지역주민, 마을공동체, 상인회 등을 대상으로 ‘동네리더’ 106명을 모집하고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10월30일 1차 모임을 실시, 동네리더와 주민 230명이 참여해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날 아이들 공간과 공원이 부족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어 지난 11월6일에는 상도4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마을공동체 회원 35명과 2차 모임을 가지고 지역의 장단점 등 의견을 들었다. 지난달 11일에도 지역 통반장 40명과 어린이집·유치원 시설장 10명이 참여하는 4차 모임을 통해 어린이를 위한 도시재생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달 17일 주민설명회를 겸한 5차 동네리더 모임에는 지역주민 330명이 찾았다.
또한 구는 앞서 상도4동 총 1만1783가구를 가가호호 방문해 안내문을 배부하고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공모 선정을 위한 노력에 지역 대학도 함께하고 있다. 지난 11월7일 중앙대학교 학생들과 상도4동 통장 등 70명이 함께 지역을 탐방하는 '주민과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마을 보물찾기' 프로그램을 실시, 지역의 노후화된 곳 등 여러 지역 현황을 표기한 ‘우리동네 지도’를 만들었다.
이어 지난달 11일에는 중앙대학교와 ‘동작구 도시환경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이 학교 도시시스템공학과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연구성과를 구의 도시환경 정책에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동작구의회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지난 11월 성대골을 방문,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는 제248회 임시회 안건인 ‘성대골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안에 관한 의견청취의 건'과 관련, 의견서를 채택하기에 앞서 실시됐다.
구의회는 현장점검을 마치고 248회 동작구의회 임시회에서 '성대골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안)' 의견서를 통해 성대골은 단독주택 및 다가구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전면철거 방식의 재개발사업보다는 저층주거지 보존 관리를 통한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한다며 원안대로 가결했음을 밝혔다.
이 같은 노력과 함께 구는 현재 ‘함께 사는 골목 동네 상도’라는 주제로 마스터플랜 공모전을 최근 실시했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모전 심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마스터플랜 최종안에는 어린이, 노인, 이웃, 자연, 지역문화가 함께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길 예정이다.
한편 성대골 지명은 복숭아꽃과 관련 있다. 조선시대 신씨 성을 가진 부자가 죽자 묘자리를 구해 땅을 파헤쳤는데, 그 자리에서 복숭아꽃이 나왔다고 한다. 그때부터 성도화리(成桃花里)로 불리다가 성도아리, 성도리, 성대리를 거쳐 성대굴, 성대골로 자리잡게 됐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동작구는 개발논리로 대표되는 강남4구가 아닌, 동작구만의 정체성과 관점이 필요하다”며 “주민이 살고 싶은 10년 후의 동작구를 내다보고 도시재생사업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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