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문재인 안철수 이해찬의 말장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4-12-22 1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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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주요 인사들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문희상 문재인 안철수 이해찬 의원 등이 그 당사자들이다.

    새정치연합은 22일 헌재의 결정을 비난하며 "우리사회 전체를 ‘종북몰이’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시대착오적 인식과 철지난 이념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는 국민이 선택할 문제”라며 “헌법 가치의 요체는 양심의 자유이고 이 중 가장 극명한 표현은 ‘정당 설립의 자유와 언론·출판·결사·집회의 자유’다. (헌재가) 더 신중해야 하고 결코 정치적이어선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차기 당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의원도 헌재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헌재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통진당 해산은)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고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가권력이 정당의 해산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래가 드문 일”이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통진당의 활동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당 해산 결정이라는 중대 사안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국민과 유권자가 투표로 심판해야 할 몫”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이해찬 의원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날 노무현재단 송년회에서 “통진당과 입장은 다르지만 오늘은 끔찍했다. 이런(통진당 해산 결정) 헌재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들은 하나 같이 ‘~하지만’ 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실제 문 비대위원장은 ‘시대착오적 인식과 철지난 이념은 비판받아야 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문재인 의원은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안철수 의원은 ‘통진당의 활동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해찬 의원은 ‘통진당과 입장은 다르지만’이라는 전제를 각각 달았다.

    그러면서도 하나같이 '정당해산은 헌재의 몫이 아니라 국민의 몫, 혹은 유권자 몫‘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주 교묘한 비판이다. 일단 이들은 과거 ‘야권연대’를 이루었던 통진당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라는 전제가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당해산은 헌재의 몫이 아니라 국민의 몫, 혹은 유권자 몫‘이라며 통진당을 적극 옹호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치 국민이 해야 할 몫을 헌재가 빼앗아 가기라도 한양 비난하고 있다. 얼핏 보면 국민을 위한 발언처럼 들리지만 그게 아니다. 어디가지나 헌재 결정을 비난하기 위한 수식어에 불과하다.

    사실 통진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은 상태다. 야권연대 없이 그들 독자적으로는 단 한 석도 얻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를 해주면 그들은 또 살아 날수 있게 된다. 어쩌면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대선 불복보다 훨씬 더 심각한 ‘헌법 불복’이라는 점에서 비난 받아 마당하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 인사들은 헌재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듯 진보당을 비호하는 듯한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러한 태도가 '종북 숙주'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고, 종국에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문 위원장의 말처럼 ‘시대착오적 인식과 철지난 이념이 비판받아야 한다면’, 문재인 의원이 정말 ‘(헌재 결정을)무겁게 받아들인다면’, 안철수 의원이 ‘통진당의 활동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면’ 이해찬 의원이 ‘통진당과 입장이 다르다면’, 교묘한 말장난으로 헌재 결정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문희상 문재인 안철수 이해찬 의원에게 묻는다.

    정말 통진당의 생각과 당신들의 견해가 다른가. 아니면 통진당이 지금 위기에 빠졌기 때문에 다른 것처럼 말하고 있을 뿐, 속은 똑 같은 것인가.

    만일 속이 같지 않다면 더 이상 통진당을 감싸고돌아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야권연대’의 한축이었던 그들과 ‘초록은 동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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