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복지사각지대 해소 온힘

    기획/시리즈 / 고수현 / 2016-02-06 08: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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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직원ㆍ후원자들 한뜻-한마음으로 소외이웃을 보듬다
    2011년부터 지역후원자··· 위기가구 연결
    올해도 사업 지속 추진··· 351번째 결연
    현재까지 누적 지원금액 17억7000만원
    ▲ 문석진 구청장(오른쪽)이 '100가정 보듬기 프로젝트' 결연을 맺게 된 지역내 한 학생의 집을 직접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2011년부터 추진 중인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순항하며 지역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1월12일 기준 351호 결연을 맺어 지역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에 대한 지원이 실시되고 있다.

    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민간 참여를 통해 선진국형 기부문화를 정립하자'는 취지로 2011년 1월 시작돼 올해까지 현재 누적 지원금액이 17억7000만원을 넘어섰다.

    결연가정은 2011년 1월에 1호 가정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100호, 2012년 150호, 2013년 200호, 2014년 250호를 결연했으며 2015년 5월에는 300가정을 돌파했다.

    사업 초기에는 종교단체나 기업 등에서 주로 참여했지만 사업이 활성화되며 개인후원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로써 구 예산을 들이지 않고 지역내 후원자(단체)와 위기가정을 연결해 지원함으로써 예산절감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사업의 특징은 후원자가 서약하는 사업 결연서에도 잘 나타났다. 결연서에는 '나는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 하지 않습니다. 나는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 껴안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이라는 마더 테레사의 경구가 들어가 있다.

    문석진 구청장은 "최근에는 평범한 시민도 참여해 서민이 서민을 돕는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기부자에게는 사회공헌의 기회를, 결연가정에는 생활과 학업에 도움을 주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구청 직원들도 참여한 100가정 보듬기

    구가 추진하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에는 구청 직원들도 동참했다.

    구청 직원들은 지난해 6월부터 매월 급여 가운데 1000원 단위 미만 금액을 모아 지역내 소외이웃 중 법적요건 미비로 기초수급 등 공적지원 대상이 되지 못하는 3가정에 매월 20만원씩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대상은 청소년가정, 한부모가정, 위기가정 한 곳씩이다.

    또한 매월 후원하고 남은 10여만원은 따로 모았다가 일정금액이 쌓이면 일시금으로 이웃돕기에 사용키로 했다.

    아울러 구는 각종 동호회, 직능단체, 친목회를 대상으로 이 같은 소속 회원들의 소액 기부를 모아 월 10만원 이상 꾸준히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00호까지의 후원자 현황을 보면 개인 49명, 단체 68곳, 사업체 96곳, 교회 52곳, 사찰 33곳, 성당 2곳 등이다.

    결연가구 유형은 한부모가정 147곳, 조손가정 18곳, 홀몸노인 66명, 청소년가정 7곳, 다문화가정 8곳, 기타 54가정 등이다. 후원 금액별로 보면 월 50만원 13건, 30만원대 103건, 20만원대 88건, 10만원대 84건, 일시금 12건 등이다.

    ■익명의 후원 손길… 5가정 20만원씩

    2015년 9월께 100가정 보듬기 사업 326~320호 결연가정이 나왔다.

    구에 따르면 익명의 후원자는 홍은2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돕고 싶다'며 매월 20만원씩 지역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 3명과 중학생 2명 등 총 5명에게 고등학교 졸업까지 매월 2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이 남성은 동 관계자로부터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소개받은 후 곧바로 지정기탁서를 작성하고 5명의 학생에게 매월 20만원씩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 남성은 '지원받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나타내고 싶지 않다'는 말로 신상공개를 하지 않은 대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손길들이 더욱 많아져 따뜻하고 희망이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부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성과을 인정받아 구는 2015년 10월22일 보건복지부 주관 '2014년 지역사회보장계획 시행결과' 평가에서 최우수 지자체에 선정된 바 있다.

    구 관계자는 "구는 민·관이 함께 사업 평가과정에 참여해 시행과정의 문제점을 찾고 발전방향을 제시한 부분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면서 "아울러 복지사각지대 주민의 자립을 위한 100가정 보듬기 사업, 1사(社) 1어르신 채용사업 등이 이번 수상의 밑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올해에도 결연 지속 추진… 351호 결연 맺어

    구는 올해에도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다. 올해 첫 후원자는 수도암 최혜숙 원장으로 351호 후원자이기도 하다. 앞서 최 원장은 2011년 초 사업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이번 후원으로 총 12가정에 매월 240만원씩을 지원하게 됐다. 최 원장의 후원을 맺은 가정은 최근 생활이 호전돼 자립한 2가정을 포함해 총 14가정이다.

    구에 따르면 최 원장이 후원하게 된 351호 결연 대상자는 대학에서 타악기를 전공하기 위해 준비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재활병원에 입원 중이며, 이혼으로 따로 사는 어머니가 식당일을 해 버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학업을 이어가기에 어려운 형편이다.

    최 원장이 내는 월 20만원의 후원금은 이 학생이 음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한 교육비로 소중히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100가정 보듬기 후원액은 자동이체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거쳐 대상 가정에 바로 전해져 그 과정이 매우 투명하게 운용되고 있다.

    동주민센터, 복지기관,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이웃주민 등이 어려운 이웃을 구청 복지정책과(02-330-8758)로 추천하면 자격심사를 거쳐 수혜가정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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