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빨간불'

    생활 / 이지수 / 2016-03-30 18: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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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41억 투입해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완공
    일부 상인들, 공간협소·임대료 문제로 '입주 거부'
    [시민일보=이지수 기자]89년 역사를 가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수협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를 위해 2241억원(국비 1540억원, 수협중앙회 70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난해 10월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신축 건물을 완공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과 노량진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간 협소와 임대료 문제로 입주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신축건물에는 전체 682개 점포 중 300여 점포만이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총연합회의 이승기 위원장은 “기존 시장은 2만1000평 크기였지만 신축건물의 바닥평수는 1만3000평으로 줄어들었고 건폐율 조정으로 실제 건물은 5300평밖에 되질 않는다. 계단, 엘리베이터 등의 공간을 빼면 상인들이 쓸 수 있는 공간은 800평 남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2009년 7월 신축건물 도면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것은 기존 시장을 1대 1 수평이동을 해 주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공사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상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건물이 이렇게 지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기존 시장의 평당 임대료는 a등급 29만원이지만 신관은 a등급 71만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전기·수도세 등을 다 내고 나면 200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으로 이는 합당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수협측은 신축건물의 전용면적 역시 2009년 7월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시장 종사자들과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합의한 내용이며, 수차례 도면을 공개한 만큼 이해가 되질 않는 다는 입장이다.

    또한 임대료가 인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을 갖춘 만큼 정당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수협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홍보팀의 공윤식 과장은 “공간부족의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옛 시장과 현재 신축건물에서 상인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전용면적 1.5평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상인들이 옛 시장에서 고객통로를 무단점유해 사용해 오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신축건물을 짓기 위해 상인들과 협상을 여러차례 진행했다. 현재 신축건물의 도면은 상우회 51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80.3%(416명)의 동의를 얻어 결정한 부분”이라면서 “공사현장은 안전사고 발생 방지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도면에 대해서는 2012년 11월 상우회가 판매상인들에게 배부한 안내서에 첨부해 명백히 공개했다”고 말했다.

    임대료 인상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에 소방·하수·냉방 등 시설이 전무하던 곳에서의 임대료와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새 시장과의 임대료가 같을 수는 없다”면서 “a등급 점포의 연매출 평균이 10억원이 넘는 것에 반해 임대료는 1.4~4% 정도로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기존 시장의 a등급 점포 상인 130여명 중 신축건물로 입주한 점포는 전무하다. 이 같은 일부 상인들이 유리한 위치의 점포에서 하루라도 장사를 더 하기 위해 벌이는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 과장은 수협측의 손해가 월 15~16억원으로 추산되며 철거계약도 현재 이행되지 않아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수협은 계약이 끝난 기존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을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손해배상 소송 제기를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현재 이전을 반대하는 상인들은 기존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입주 거부를 이어가고 있어 양측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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