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만 노리는 보이스피싱

    사건/사고 / 여영준 기자 / 2016-06-06 2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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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사기등 혐의 中 조직원 53명 검거··· 33명 구속

    [시민일보=여영준 기자] 중국에서 검사를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수십명으로부터 9억여원을 가로챈 일당 총 33명이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 53명을 검거해 총책 조 모씨(44) 등 3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박 모씨(35·미체포)는 자신이 일하던 전화금융사기 조직이 경찰 수사로 와해되자 중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던 조씨와 손을 잡고 가족과 지인 등을 끌어들여 새로운 조직을 꾸렸다.

    이들은 중국 연길 등에 검찰사칭팀, 대포통장팀, 국제인출송금팀 등으로 역할을 나눈 센터 7개를 차리고 2014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등을 사칭해 20∼30대 여성 54명에게서 9억8000만원을 가로챘다.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에게 ‘계좌 입출금 거래내역을 만들어 신용도를 높인 후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98명으로부터 통장·체크카드·비밀번호 등을 받아 보이스피싱 사기로 챙긴 돈을 넘겨받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조씨 등은 조직원의 업무 역량에 따라 검찰 사칭, 대포통장 모집, 국내 인출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전화 응대 등 보이스피싱 요령을 교육시킨 후 언변이 좋은 조직원에게는 1차 수사관, 2차 검사 등을 시켰다. 가로챈 돈의 5∼8%를 수사관 역할에게, 9∼12%를 검사 역할에게 각각 차등 지급하는 등 서로 경쟁시키며 팀을 운영했다.

    조씨 등은 사회 경험이 적고 남성보다 공감 성향이 강한 데다가 법과 수사절차를 잘 알지 못하는 20∼30대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은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연락한 뒤 “당신 명의 통장이 명의도용 사건에 쓰였는데 예금이 인출될 수 있으니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며 속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중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중국에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던 조직 콜센터 등을 모두 추적, 총책 및 팀장 등 조직원 대부분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직내 한국인 7명도 붙잡아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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