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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박해일의 경우 이미 노년 연기를 선보인 바가 있었고 정상훈 역시 무대 경험이 많은 배우라는 점이 고려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배우에게 노년 분장과 연기를 시키는 건 큰 위험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위험을 무릅쓰고 훌륭한 결과물로 탄생했다. 언론시사회를 접한 많은 이들이 '덕혜옹주'의 이덕혜를 놓고 손예진의 '인생연기'라 칭하며 극찬을 쏟아냈다.
손예진은 한 개인으로서 받아야했던 고통과 아픔을 지닌 이덕혜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이해하며 표현했다. 차분한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왕족의 근엄함을 보이기도 하고, 홀로 남은 여인의 외로움을 보여주기도 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의 감정연기는 수동적인 캐릭터의 단점을 덜어내면서 작품 전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 감정 표현에 있어 과하게 포장하지도 축소시키지도 않아 캐릭터의 존재감을 상쇄시키지 않는다.
손예진은 당시 조선인들에게 독립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덕혜를 극 중에서도 귀중한 존재로 풀어내 관객들의 심장을 울리는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그는 최근 개봉한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덕혜옹주'가 평단의 극찬을 받은 만큼 '인생 연기'를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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