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론, ‘태풍의 눈’ vs. ‘찻잔 속 미풍’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08-31 11: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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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오세훈-더민주 김부겸 “관심 없다” 일축
    김종인 손학규 정운찬 합류하면 ‘핵폭탄급’ 위력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여야 비주류 진영 중심으로 급부상 중인 ‘제3지대론’의 향후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31일 “이번 더민주 전대에서 친문이 지닌 압도적 힘의 우세가 입증되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잠룡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이들의 원심력이 강해질 경우 ‘제3지대’에 힘이 실리는 야권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권도전 의지를 공식화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제3지대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고 여권 잠룡들도 시큰둥한 상황이어서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만만치 않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3지대라는 게 탈당하거나 신당을 창당해야 된다는 그런 말 아닌가"라며 “이 당에서 안 되면 또 나가서 저 당 가고, 또 저 당에서 안 되면 또 다른 데 가서 뭐하고 그런 방식을 제3지대라고 한다면 나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탈당을 하던 신당을 하던 국민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되잖나, 혹은 역사가 요구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어떤 대의가 있든가”라며 “그런 게 없는 가운데서 하는 여러 실험들은 대부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문’ 일색으로 분석되는 권리당원들에 대해서도 “열성 지지층이 있는 것 자체를 비난하면 안 된다"면서 " 정치 지도자라면 열성지지자를 가질 만큼 어떤 강렬한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더민주 잠룡들은 친문 성향 ‘온라인 권리당원’들이 대거활약(?)한 8.27 전대 결과물에 대해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특정 후보에게 경사가 심하게 기울어졌다는 점을 확인한 전대였다”면서 “당의 개방성과 외연 확장이라는 숙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전대 결과에 적지 않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손학규계인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과 이언주 의원이 각각 인천·경기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온란인 투표’에 의해 맥없이 무너진 탓이다.

    다만 안희정 지사 측은 “결과는 ‘친문 일색’ 지도부 구성일지라도 권리당원 모두가 친문 성향은 아니다”라며 조금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은 여전히 '상수'로 존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평의원’으로 돌아간 김종인 전 대표가 여전히 ‘킹메이커’를 꿈꾸며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당선 가능한 대선주자를 찾고 있는데다가 국민의당마저 친문과 친박을 제외한 정치 세력과 손학규, 정운찬 등 중간지대 대선 후보군을 흡수하려는 것도 ‘제3지대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여권에서도 이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창당을 공식화한 이재오 전 의원이 제3지대를 말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에서 친박계가 노골적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옹립하려 들 경우 비박 계마저 뛰쳐나와 합종연횡을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만일 김종인 손학규 정운찬 같은 분이 당 밖에서 제3지대를 만들고 국민의당과 통합하면 핵폭탄급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부분의 여권 잠룡들도 더민주 김부겸 의원처럼 ‘제3지대’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빠른 시일내에 동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전남 강진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150분 동안 ‘막걸리 회동’을 하면서 “안철수 전 대표와의 경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한 것도 ‘제3지대론’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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