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김지운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반갑다

    연예 / 서문영 / 2016-09-07 19: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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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영화 ‘밀정’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흥미롭다.

    김지운 감독은 1998년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드응로 잔인함 속에서 피어날 수 있는 인간군상을 자신만의 색채로 그려냈다.

    하지만 이번 ‘밀정’에서는 영화의 흐름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의열단의 거사를 향한 움직임과 이를 추격하는 일본 경찰들 사이의 숨 막히는 내, 외적 신경전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잔혹, 액션이 덧입혀져 신선하게 다가온다. 김 감독은 최근 열린 시사회에서 “‘밀정’은 혼란한 시대를 상징하면서 개인에게 어떤 롤이 주어질 수밖에 없던 당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그 와중에 실낱같은 희망, 민족이 취할 본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차가움으로 시작해 뜨거움으로 매듭지어 진다. 아무것도 남을 수 없던 시대에 피어나는 주권 확립의 본능은 당시를 넘어 현대에도 그 뜻이 관통한다. 누구나 밀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전 과정을 담으며, 한 나라가 위협에 처해졌을 때 개인의 존립마저 위험해질 수 있음을 주제로 내세운다.

    또 ‘밀정’은 김지운 감독 특유의 화려하고 밀도 높은 연출, 탄탄한 구성의 각본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졌다. 배우 송강호는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이정출을 연기하며 흔들리는 자아와 그 와중에 현실감 있는 인간미를 아이러니하고도 심도 있게 표현한다. 이에 이정출은 ‘마냥 나쁜 놈’이 아닌 한층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거듭난다. 공유는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으로 분하며 그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냉철함을 갖춘다.

    혼돈의 시대에서 태어난 이중첩자가 가지는 정체성의 분열을 다루며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 전체가 겪었던 뼈아픈 고통이라는 주제를 던진다. 묵직한 의미는 그대로 전달하면서 장르적 쾌감과 서스펜스를 전할 ‘밀정’은 7일 전국 극장가를 통해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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